교과서 몸으로 읽고 미래 직업도 체험해요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기사입력 2010.03.22 03:09

체험 교육이 뜬다

  • # 주부 김정은(39·서울 논현동)씨는 지난 방학 때 5학년인 딸과 함께 새 학기 사회 교과서를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실제를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지리 용어, 단편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 얘기가 소개됐기 때문이다. 김씨가 대안으로 생각한 것은 바로 체험학습. 그 후 매주 아이와 함께 바닷가, 산등성이, 유적지 등지를 가며 아이에게 배울 내용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했다.

    # 지난 주말 아빠 이주석(46·서울 잠원동)씨와 엄마 최수미(38)씨는 초등 3학년인 아들 이민석군과 함께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를 찾았다. 경찰관이 꿈인 이군에게 경찰관 생활을 직접 경험해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군은 잠시나마 어른이 되어 경찰관을 비롯해 소방관, 회사원, 과학자 등의 직업 체험을 하면서 미래의 꿈을 새롭게 다졌다.

  • 스쿨김영사 체험 학습 현장 모습.
    ▲ 스쿨김영사 체험 학습 현장 모습.
    체험 교육 인기

    요즘 초등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 체험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방학 기간을 활용해 소수의 인원만 관심을 뒀던 체험 교육이 대중화된 것이다. 특히 2010학년도에 개정된 사회·과학 초등 교과서가 체험학습에 무게를 실으면서 체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봄을 맞아 각지의 체험학습 장소에서는 부모의 손을 잡고, 또는 전문 교사의 지도 아래 체험 교육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부 인기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고는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할 정도다.

    서울의 모 사립초 유지혜 교사는 "그동안 학교 수업 때 소홀히 다뤘던 체험의 중요성을 깨달은 학부모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예전에는 놀토와 방학 기간에만 체험 현장에 갔다면 요즘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과거 체험 교육이 관심 있는 엄마가 아이를 이끌고 직접 현장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에 반해 요즘은 전문 기관에서 하는 다양화된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체험학습 전문업체 '핵교'의 여은희 대표는 "체험 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얻기 위해서는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 전문적인 학습효과를 얻으려는 엄마들이 업체를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최용호 본부장은 "체험 교육을 제대로 경험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차이가 크다. 효과를 본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여러 번 보내거나 동생까지 같이 보내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연히 초등 1학년 때 체험 교육 프로그램에 보낸 뒤 효과가 좋아 지금까지 3년간 줄곧 신청한다는 이주옥(40·수원시 조원동)씨는 "요즘은 누가 더 다양한 경험을 했느냐도 능력 중 하나다. 이왕이면 학교 수업과 연계된 학습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체험 학습 모습.
    ▲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체험 학습 모습.
    체험 교육 백배 즐기기

    체험 교육은 크게 교과서 체험 교육, 직업 체험 교육, 산업체 견학 체험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각기다른 명칭만큼이나 활용방법, 교육적 효과도 다르다. 우선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교과서 체험 교육은 새 학기가 되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인 사회와 과학을 미리 체험해 봄으로써 어렵지 않게 느끼게 해주려는 목적이다. 스쿨김영사 이창희 과장은 "교재나 교과서를 훑어 사전 정보를 간략하게 파악한 뒤 현장에서 확인해보고 다녀와서는 체험학습 때 했던 활동을 되짚어보면서 한번 더 정리해야 기억이 오래간다"고 귀띔했다.

    산업체 견학 체험의 경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산업체를 시찰하고 직업인들을 만나 일하는 모습을 보는 형태로 진행된다. 최용호 본부장은 "노동의 현장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일의 중요성은 물론, 사회간접시설의 고마움을 배우게 된다. 경제적 지식도 덤으로 쌓이고 미래의 구체적인 꿈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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