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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KAIST 연구진이 세계 최초의 ‘온라인-전기차(OLEVㆍOn-line Electric Vehicle)’기술이 적용된 ‘코끼리 열차’를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선보였다. OLEV란 도로 5㎝ 아래에 묻은 특수 전기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모아 동력으로 바꿔 운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기차다. KAIST OLEV 사업단 차량 개발 그룹장 서인수 교수를 만나 ‘온라인 전기차’에 대해 들었봤다.
-OLEV란 어떤 자동차인가요?
“기존 충전식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용량 때문에 운행 거리에 제한이 있어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버스를 전기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약 1톤(t) 무게에 기존 화석연료 엔진의 4배 크기에 이르는 배터리를 장착해야 합니다. 또 곳곳에 충전소를 세워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요. 하지만 OLEV의 경우 주행하면서 무선으로 전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충전소가 필요 없습니다. 또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해 전선이 없는 구간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도로의 30%에만 전선을 설치하면 되고 배터리 크기도 5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
-전선 없이 전기를 충전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서로 다른 극의 자석은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서로 끌어당기는 것을 볼 수 있죠. 이는 자석 주위에서 발생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기장 때문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전선 주위에는 전자기장이 발생해요. OLEV는 특수 전선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장을 흡수해서 전기 에너지로 바꿔 사용합니다. 핵심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를 전달하고 흡수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전기차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인데요.
“10여년 전에 미국에서 이와 비슷한 연구가 있었어요. 당시 7㎝ 간격에서 60%까지 효율을 끌어올리는데 그쳐 연구가 중단됐죠. OLEV는 20㎝ 간격에서 80%까지 집전 효율을 끌어올려 실용화가 가능해졌습니다. 일반 자동차의 경우 에너지 효율이 20%에 불과해요. 10ℓ의 휘발유를 사용할 때 실제 움직이는데 사용되는 연료는 2ℓ에 불과한 셈이죠. 나머지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 배기가스 등으로 빠져나가죠.”
-성능이 궁금합니다.
“대공원 코끼리 열차에는 정격 160마력, 최대 320마력을 낼 수 있는 모터가 장착됐어요. 시속 40㎞로 운행할 수 있죠. 현재 시내버스용으로 개발한 시제품의 경우 최대 시속 106㎞까지 운행할 수 있습니다.”
-전자기장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나요?
“국제 비전리 방사선 보호위원회(ICNIRP)의 권장 전자파 기준치가 62.5mG(밀리 가우스)인데 OLEV 객차 내부는 20mG 동력선 주변에는 50mG로 맞춰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OLEV가 진입했을 때만 전원이 공급되고 일반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갈 때는 전원이 차단되기 때문에 안전과 에너지 효율 두 가지를 모두 확보했죠.” -
-전기차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KTX의 경우 선로 위에 설치된 전선에서 전기를 공급받기 때문에 속도의 제약이 있어요. 무선 충전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론상 속도를 2배로 끌어올릴 수 있어요. 또 전선이 필요 없어 터널의 크기 등을 줄여 공사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죠. 컴퓨터를 비롯해 각종 가전제품도 선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경제적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서울 시내버스에 도입할 경우 30년간 11조 2000억원의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돼요. 말레이시아와 미국, 덴마크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용화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2013년부터 서울 시내버스에 OLEV 버스가 도입될 예정입니다. 현재 제주도와 세종시에도 OLEV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전=조찬호 기자 chjoh@chosun.com
[The 인터뷰] 세계 첫 '온라인 전기차' 선보인 서인수 교수
'온라인 버스' 3년 뒤 달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