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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차례의 눈폭탄이 전국을 강타했다. ‘꽃 피는 춘삼월’에 내린 이례적인 큰 눈에 부산·경남·대구·경북 등 남부 지역 학교에는 임시휴교령이 내려졌고, 일부도로에서는 눈길 교통사고가 잇따르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저녁부터 10일 오전까지 전국에 내린 눈의 양은 서울 13.5㎝ 등 10㎝안팎. 지난 6일부터 눈이 내린 강원도 지역은 이날 오후 1시 현재 대관령 109.8㎝, 강릉 53.2㎝, 속초 46.6㎝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철없는’ 3월의 눈은 왜 내린 것일까?
기상청은 계절적인 요인과 비계절적인 요인으로 나눠 이를 설명한다.
계절적 요인으로는 3월 초 한동안 계속됐던 따뜻한 봄날씨로 인해 우리나라 내륙의 낮은 지면 부근(약 1km 상공)에 습하고 온난한 공기가 가득 차 있었던 점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이상기류를 보인 제트기류가 시베리아 쪽으로 밀려 내려와 강력한 고기압을 만들었고, 영하 35도 가량의 이 찬 공기가 떨어져 나와 약 5km 상공에서 우리나라에 접근해 온 비계절적 요인이 합쳐졌다. 북쪽 대륙에서 들어온 매우 차가운 공기 덩어리가 비교적 따뜻하고 습기 많은 남쪽의 공기 덩어리와 부딪히면서 큰 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
영동지방 폭설은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북한과 만주를 지나면서 차고 습한 동풍이 불기 시작했는데, 이 동풍이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많은 눈을 내리게 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른 봄에 눈이 내리는 것은 겨울에 비해 드물지만, 일단 눈이 오면 폭설로 변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기온이 올라가면 그만큼 대기 중 수증기 함량도 커지므로 갑자기 찬 공기가 유입됐을 때 눈의 양도 많아질 여지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월의 눈’ 은 12일 서울·경기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철없는 '3월의 폭설' 왜?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① 따뜻한 공기·시베리아 고기압 합작품
② 차고 습한 동풍, 태백산맥과 부딪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