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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인사와 함께 출근길에 나선다. 나의 일터이자 내 꿈의 첫 발현지이기도 한 강릉 영동초등학교 4학년 두리반. 지난 2일, 입학식과 개학식으로 설렘과 기대에 가득 찬 아이들 속에, 아이들만큼이나 커다란 설렘과 긴장 속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가 서 있었다.
‘나는 어떤 반이 될까?’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얼굴 가득 호기심을 품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나는 어떤 반이 될까? 저 많은 아이 중에서 누가 우리 반 학생이 될까?’라는 궁금증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이들이, 내가 담임 선생님이 되었다고 실망하면 어떡하나?’ 새내기 교사다운 걱정도 했다.
모든 것이 결정되고 배정받은 교실로 가 아이들과 마주했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아이들 얼굴이 하나하나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긴장이 잔뜩 묻어난 제자들 얼굴. 그때 아이들은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슬그머니 나오려는 눈물을 숨기느라 혼났다. 지난해, 기간제로 근무하던 학교에서 만났던 아이들은 병가나 산후 휴가를 낸 ‘진짜’ 담임 선생님만을 그리워하며, 잠시 다녀가는 선생님의 새로운 방식에 불평불만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나는 이방인이었고, 그저 착한 선생님이어야만 했다. ‘우리 학교’, ‘우리 반’이라는 말이 그때는 어색하고 못내 서운한 말이었다. 그래서일까? 진짜 우리 반, 내 아이들 앞에 서자 기쁨과 반가움에 눈물이 나려고 한 것이다.
‘우리 반’, ‘우리 선생님’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어본다. 길지만 짧다고도 할 수 있는 1년,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학생들에게 ‘우리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착한 선생님이지만 학생이 잘못하면 꾸중도 하고, 다시 보듬어가며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인연을 만들어갈 것이다.
매일 매일 우리 반 아이들과 무슨 추억을 만들까, 무엇을 가르칠까 기쁜 마음을 안고 출근해야지. 내일도, 그리고 먼 훗날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치며.
[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오랫동안 간직할 '좋은 인연'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