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내기 선생님] 오랫동안 간직할 '좋은 인연' 만들어가자
강원 강릉 영동초 최수정 교사
기사입력 2010.03.16 09:55
  •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인사와 함께 출근길에 나선다. 나의 일터이자 내 꿈의 첫 발현지이기도 한 강릉 영동초등학교 4학년 두리반. 지난 2일, 입학식과 개학식으로 설렘과 기대에 가득 찬 아이들 속에, 아이들만큼이나 커다란 설렘과 긴장 속에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내’가 서 있었다.

    ‘나는 어떤 반이 될까?’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얼굴 가득 호기심을 품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나는 어떤 반이 될까? 저 많은 아이 중에서 누가 우리 반 학생이 될까?’라는 궁금증에 사로잡혀 있었다. ‘아이들이, 내가 담임 선생님이 되었다고 실망하면 어떡하나?’ 새내기 교사다운 걱정도 했다.

    모든 것이 결정되고 배정받은 교실로 가 아이들과 마주했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아이들 얼굴이 하나하나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긴장이 잔뜩 묻어난 제자들 얼굴. 그때 아이들은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슬그머니 나오려는 눈물을 숨기느라 혼났다. 지난해, 기간제로 근무하던 학교에서 만났던 아이들은 병가나 산후 휴가를 낸 ‘진짜’ 담임 선생님만을 그리워하며, 잠시 다녀가는 선생님의 새로운 방식에 불평불만이 많았다.

    아이들에게 나는 이방인이었고, 그저 착한 선생님이어야만 했다. ‘우리 학교’, ‘우리 반’이라는 말이 그때는 어색하고 못내 서운한 말이었다. 그래서일까? 진짜 우리 반, 내 아이들 앞에 서자 기쁨과 반가움에 눈물이 나려고 한 것이다.

    ‘우리 반’, ‘우리 선생님’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어본다. 길지만 짧다고도 할 수 있는 1년,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학생들에게 ‘우리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착한 선생님이지만 학생이 잘못하면 꾸중도 하고, 다시 보듬어가며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진 인연을 만들어갈 것이다.

    매일 매일 우리 반 아이들과 무슨 추억을 만들까, 무엇을 가르칠까 기쁜 마음을 안고 출근해야지. 내일도, 그리고 먼 훗날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외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