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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라는 책을 읽으며, 우리 반 민지를 생각했어요. 손가락이 네 개밖에 없는 주인공 희야가 끊임없는 노력으로 결국 피아니스트가 된 것처럼, 학원도 안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을 내는 민지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민지를 칭찬하고 싶어요.”(김현정·6년)
매일 아침 친구에 대한 칭찬으로 하루를 여는 학교가 있다. 20분간의 아침 독서활동이 끝나면 어린이들은 저마다 읽은 책 주인공의 행동을 칭찬한 뒤, 이에 견줄 만한 같은 반 친구를 찾아내 함께 칭찬의 말을 전한다. 무한한 ‘칭찬의 힘’을 믿는 학교, 경남 진주시 내동면 독산리에 자리한 전교생 33명의 내동초등학교다. -
내동초등의 ‘칭찬운동’은 올 새학기부터 시작됐다. ‘1교 1특색교육’으로 ‘어깨동무 칭찬·배려프로그램’을 택한 것이다. 최주아 교무부장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은 친구의 잘한 점보다는 잘못을 이야기하는 데 더 익숙하다”며 “어려서부터 이해심과 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 칭찬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칭찬의 향기는 학교 곳곳에서 묻어나온다. 칭찬활동과 연계한 독서활동도 그렇지만, 매달 첫째, 셋째 월요일 학급별로 ‘칭찬·배려 실천사례 릴레이 발표회’를 열 때면 수줍어 감춰뒀던 어린이들의 ‘칭찬 본능’이 샘솟듯 넘쳐난다. 당번활동 잘 하거나 늘 고운말을 쓰는 친구에서 몸이 아픈 친구를 잘 돌봐 준 짝꿍까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사례들을 어린이들은 내 일처럼 꼽아낸다. 일기 잘 쓰는 학생, 발표 잘 하는 학생 등 선생님 눈에 비친 장점 많은 학생들도 칭찬 복이 터진다. 교실마다 붙은 ‘칭찬 게시판’은 다른 친구에 대한 자랑으로 칸이 비좁을 정도다.
하수빈 양(4년)은 “친구의 좋은 점을 찾으려다 보니 나 스스로의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내동초등은 △일기쓰기를 통한 바른 인성 기르기 △쪽지편지를 활용한 친구들의 칭찬릴레이 △책의 향기로 공경하는 마음을 기르는 등을 통해 칭찬·배려운동을 연내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동원 교장 선생님은 “어깨동무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학생들 사이의 크고 작은 다툼이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등도 칭찬을 통한 친구사랑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 내동초 "칭찬 주고 행복 받아요!"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고운 말 쓰는 민준아 고마워… ^0^
서현아, 오늘 네 발표 최고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