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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생들이 갑자기 늘어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납니다. 오히려 학교 시설이 비좁아 걱정이 앞섭니다"
전북 정읍 칠보면 수곡리 산골에 있는 수곡초등학교 이석문 교장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입학생을 맞으며 걱정 아닌 걱정을 늘어놓았다.
수곡초등학교는 칠보면 소재지에서 8㎞나 떨어진 그야말로 산골 학교지만 최근 신입생을 받지 못해 폐교 위기의 학교가 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을 맞고 있어 행복한 비명이 메아리 치고 있다.
수곡초등학교는 4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23명으로 폐교 처지에 놓였지만 올해 1학년 신입생이 19명이나 입학해 지난해 6명에 비해 3배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유치원생도 18명이나 돼 학교가 온통 새싹들로 북적인다. 이렇게 학생수가 증가하게 되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교장은 "수곡초등학교만의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한 가족같은 학교 공동체 운영이 주효한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수곡초등학교는 4계절 테마학교 운영과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비롯, 아토피예방 체험활동 자연중심 생태학교 및 종일돌봄학교 운영 등 자연친화적 인간중심 프로그램 위주로 가르치고 있다.
또한 교장 교감을 포함 9명의 교사와 유치원 교사 교직원 등 총 15명의 전 교직원이 가족처럼 따뜻한 만남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수곡초등학교는 개교 직후 1960~70년대에 전교생이 400여 명 정도 규모를 유지하면서 올해로 51회까지 1600여 졸업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도시 인구가 급감하고 입학 자원이 줄면서 학생수가 줄어 폐교를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수곡초등학교가 특유의 색깔로 교육에 힘써온 것은 수년전부터의 일이다. 현 이석문 교장이 교사시절 시골학교를 살려야 겠다는 발빠른 아이디어가 이제야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석문 교장은 "몇 년 지나지 않아 학생수가 줄게 될 것이란 예상을 하고 미리서부터 몇몇 교사들과 함께 의기투합한 것이 현재의 성과를 거두게 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2008년 교육청에서 교장공모제에 의해 평교사에서 교장으로 발탁된 인사로 이때부터 수곡초만의 학습이 빛을 발하게 됐다.
산촌유학 체험학습 위주의 시스템을 마련하고, 여기에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의 학부모들까지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교육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유학(?)을 마다하지 않는 학생이 생겼고, 올해는 인천에서 살다가 아예 이사를 온 학생이 이제 한 가족이 돼 생활하고 있다.
김두선 교무 주임은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려 그것을 위주로 학업 프로그램을 실천한 것이 이제는 학교의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석문 교장은 "시골 특성에 맞게 환경친화적으로 교육을 하다보니 이제는 이것도 소문이 나서 뜻있는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도시학생들에 비해 문화와 학력 격차가 있을 수 있지만 소수 학교의 장점을 살려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너무 많은 학생들이 몰려와 무엇보다 시설이 낙후돼 걱정이다. 전 교생이 모일 강당도 없고 교정이 학생들로 북적이다보니 앞으로 어떤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할지 고민할 때"라며 다시 머리를 싸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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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생 늘어 행복한 고민 빠진 어느 산골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