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소년조선일보배 어린이기왕전' 우승자 인터뷰 최강자부 안정기 군
우승봉 기자 sbwoo@chosun.com
기사입력 2010.01.26 09:47

"상금, 부모님께 드릴래요"

  • 2010 소년조선일보배 어린이기왕전은‘땀과 노력의 결과는 결코 헛되지 않다’는‘반상의 진리’를 새삼 깨우쳐준 대회였 다. 참가자들은 배운 만큼 실력을 펼쳐보였고, 연습한 만큼 후회 없는 대국을 벌였다. 패한 이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가 아깝지 않았고, 승리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치열한 대국은 물론, 혹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대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최강부와 유단자부 우승자를 만났다. 관련기사 3면

    “대국 중반 승리를 확신했어요. 하지만 상대 실력이 만만치 않아 끝까지 긴장을 풀지 못했어요.”

    안정기 군(서울 마장초 6년)은 영락없는 ‘바둑신동’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에 말수가 적은 성격, 입속에서 웅얼대는 말투도 그랬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도 표정엔 별 동요가 없었다. 상금(300만 원)을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을 받고서야 “그냥 부모님께 드릴 것”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 전북 전주가 고향인 안 군은 7세 때 처음 바둑돌을 들었다. 아버지의 권유로 바둑학원에 등록했던 안 군은 “머리를 써서 상대를 이기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바둑 실력이 급속도로 성장했던 안 군은 2006년 조남철배 전국선수권 3학년부 우승을 계기로 서울로의 ‘바둑유학’을 결정했다. 여전히 엄마 품이 그리울 나이. 하지만 안 군은 외로운 객지생활을 오로지 바둑으로 이겨냈다. “가족들이 보고 싶고 외로울 때도 많죠. 하지만 기숙사 형들이 잘 챙겨주고, 바둑을 두다 보면 잡념이 다 사라져요.”

    목동 양천대일바둑도장에서 수련 중인 안 군의 방학 중 연습시간은 무려 12시간(오전 9시~오후 9시). 기숙사에 가서도 밤 11시 30분까지 개별연습을 빼먹지 않는다.

    공격 수읽기가 정확한 이세돌 9단을 가장 좋아한다는 안 군의 꿈은 “올해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간 뒤 장차 최고의 프로기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