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빈자리 채워주셔서 감사해요"
류현아 기자 haryu@chosun.com
기사입력 2010.01.14 09:35

산척초 양경진 교사, 제자 김나눔 양 뒷바라지
준비물 챙겨주고 일기장에 격려 아끼지 않아

  • 양경진 교사 / 김나눔 양
    ▲ 양경진 교사 / 김나눔 양
    충북 충주 산척초등학교 6학년 김나눔 양에게는 엄마가 두 분이다. 낳아주신 어머니와 담임 선생님. 양경진 선생님은 나눔이 엄마의 빈자리를 따뜻하게 메워주는 ‘마음의 어머니’ 다.

    나눔이네 집에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 2008년 봄. 엄마가 온몸이 마비되는 희귀병에 걸리면서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엄마와 아버지는 경기도 고양의 병원에서 힘겨운 투병생활을 시작했고, 나눔이는 외할아버지·할머니가 살고 있는 컨테이너에 맡겨졌다. 병원비 때문에 집까지 팔아버린 상황이었다. 양궁선수로 승승장구하던 나눔이가 꿈을 포기하고 산척초등으로 전학한 것은 그해 겨울이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엄마의 빈자리는 컸다. 그러나 곧 그 빈자리는 양경진 선생님이 사랑으로 메워줬다.

    선생님은 수업준비물을 일일이 챙겨주는 것은 물론, 나눔이가 버스를 놓칠 경우에는 승용차로 집까지 바래다줬다. 일기장에 긴 댓글을 써주며 나눔이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도 잊지 않았고, 딸아이를 걱정하는 나눔이 아버지와는 수시로 통화를 한다. 아버지 김재식 씨는 “얼굴 한 번 뵌 적 없지만, 가족처럼 느껴질 만큼 편하게 대해 주신다”며 고마워했다.

    선생님의 아낌없는 격려 덕분에 나눔이 얼굴엔 그늘이 없다.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성적이 뛰어나고, 밝고 씩씩한 성격에 친구들에게 인기도 높다. 나눔이는 “엄마처럼 선생님이 좋다”고 했다.

    그러나 양 선생님은 “교사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 이라며 “제가 아닌 나눔이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나눔이네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형편이다. 후원 문의 043-853-6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