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한국 기술력 세계 최고 입증한 것" 원자력문화재단 이재환 이사장
소년조선
기사입력 2010.01.04 10:41

400억 달러 규모 UAE 원전 수주

  • 한국이 중동 땅에 ‘원자력 발전소’를 수출한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400억 달러(47조)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운영을 미국·프랑스 등 원전 강대국들을 제치고 우리나라에 맡긴 것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재환 이사장(73세)은 “앞으로 자동차·선박·반도체 등에 이어 ‘원자력 발전소’가 한국의 대표 수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환 이사장은
    ▲ 이재환 이사장은 "이번 원전 수출은 1978년 미국 기술에 의한 고리원전 1호기 첫 가동 이후 30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말했다. /한준호 기자 gokorea@chosun.com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UAE에 원전 4개를 건설하는데, 이 비용만 200억 달러입니다. 이는 중형차 100만대 혹은 30만 톤급 유조선 180척을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금액이지요. 또 원전 건설 후 60년간 원전을 운영하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약 200억 달러의 후속 수출이 이어집니다. 워낙 규모가 컸던 만큼 업체 간 경쟁이 아닌 ‘국가 대항전’이라 불릴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지요. 우리나라와 미국·프랑스·일본 등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습니다.”

    -한국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어요. 첫째는 ‘안전성’입니다. 우리나라는 1978년 고리원전 1호기 가동 이후 30년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었고, 원전이용률도 93.4%로 세계 1위입니다. 둘째, 가격경쟁력이 우수합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 비용이 프랑스보다 20% 정도 쌉니다. 셋째, 다른 나라보다 건설 기간이 획기적으로 짧습니다. 거의 1년에 1개꼴로 발전소를 지어온 한국의 경험 덕분이지요. UAE는 현장 실사 등 꼼꼼한 비교를 통해 우리나라를 선택한 것입니다.”

    -첫 원전 수출, 어떤 의미를 갖나요?

    “한국은 미국·프랑스·캐나다·러시아·일본에 이어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됐습니다. 한국의 원전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공식 인정받게 된 것이지요.”

    -원자력 발전의 전망이 좋은가요?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인류의 과제로 떠오르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지열, 식물에너지 등이 대표적이지요. 하지만 이 에너지들로 기존의 석유 에너지를 대체하는 데는 1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면서도 이산화탄소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 에너지’가 주목받는 것입니다.”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30년까지 약 430개의 원전이 새롭게 건설돼 약 1200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원자력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원자력은 안전한 에너지인가요?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는 5중 방호벽으로 돼있어 지진이나 비행기 충돌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합니다. 즉 방사능 유출 위험이 없는 안전한 에너지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쓰는 전력의 약 40%를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들어내고 있지만, 어린이들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초등생을 대상으로 ‘원자력 탐구 올림피아드’를 여는 등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성과 가치를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시원 기자 blindlett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