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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그레이드’(쓸데없는 기능을 추가해 돈을 올려받는 제품), ‘본좌’(자신을 높여 부르는 말), ‘오덕후’(어떤 한 가지 일에 몹시 열중하는 사람·일본의 오타쿠)…. 온라인 언어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말 파수꾼’인 국립국어원의 김한샘 연구원을 만나, 국어학자의 역할에 대해 들어 보았다.
― 국어학자가 하는 일이 궁금합니다.
“교과서의 내용이 어문 규범에 맞는지, 바른 우리말로 표현되었는지 등을 연구합니다. 전문 용어의 기본 원칙을 세우고 수정하는 자문을 하는가 하면, 교육 단계에 맞는 교육용 기본 어휘를 선정하는 일도 하지요.”
― 국어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국어를 따로 연구하는 사람이 없어도 우리가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데는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시간·공간·매체·사용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국어를 정리하고 보전하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지요. 현대어와 고어가 다르고, 표준어와 방언이 다르며, 어른의 말과 아이의 말이 다르지요. 우리가 ‘하는 말’과 ‘쓰는 말’도 달라요. 그 다름은 어디에서 생겨났고, 어떻게 발전했으며, 어떤 정서를 담고 있는지 연구하고, 언어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국어 콘텐츠를 개발하면 모든 사람이 지금보다 더 윤택한 언어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
― 새로운 말들은 왜 생길까요?
“우리가 쓰는 언어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쇠퇴하고, 소멸하는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아요. 새롭게 태어나는 말들은 대개 사회 현상을 반영합니다. 자신을 꾸미는 멋진 중년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미중년’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밖에선 멋진 직장여성이지만 집에서 혼자 뒹구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을 가리켜 ‘건어물녀’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밤에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던 ‘검프족(Gump族)’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인기가 지나간 뒤 사라졌어요. 새로 만들어진 말들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생존 여부를 알 수 있지요.”
― 국어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책만 열심히 보지 말고, 언어로 표현되는 이 세상의 현상과 지식에 대해 다양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외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국어를 연구하면 할수록 다양한 언어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국어학자 김한샘 씨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 대학원에서 국어정보학을 공부했다. 현재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에서 교과서를 감수하고, 전문용어를 정비하며, 교육용 기본 어휘를 선정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학과 성향 : 문과
△도움이 되는 과목 : 국어, 영어, 사회
△직업만족도 : ★★★★☆
△미래전망도 : ★★★☆☆
△관련학과 : 국어국문학, 국어교육학, 논리
[직업의 세계 Job을 잡아라!] 고운 우리말 지키는 '언어 파수꾼'
국어학자 김한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