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파한은 옛 페르시아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330㎞ 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사방이 민둥산과 사막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이란고원 중앙에 자리하고 있지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물이 풍부한 도시이다. 2800년 전부터 메디아왕국의 주요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비단과 직물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해 9세기에는 경제도시가 됐다.
-
▶오랜 역사의 상업도시, 이스파한
16세기 초 페르시아인 이스마일 1세는 옛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 대부분을 통일하여 사파비왕조를 건설했다. 이스마일 1세는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영토를 넓혔고, 이슬람 지역에서 절대 권력자가 사용하던 술탄이란 칭호 대신 페르시아에서 존경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샤’란 칭호를 사용했다. 사파비왕조의 아바스 1세는 1598년 북부 카즈빈에서 이스파한으로 수도를 옮겨 왔고, 철저한 계획 아래 수도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맘광장’
이스파한을 대표하는 곳은 ‘이맘광장’이다. 이맘광장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광장으로, 처음에는 왕의 광장이란 의미로 ‘메이단 에 샤’라고 불리다가 이슬람 혁명으로 왕권이 붕괴되면서 이맘광장이 됐다.
직사각형 모습으로 분수대를 중심으로 4곳의 정원이 있고, 여러 건축물이 둘러싸고 있다. 서쪽 중앙에서 이맘광장을 바라보고 있는 ‘알리카푸 궁전’은 15세기에 이곳을 지배했던 티무르왕조가 세운 궁전이다. 알리카푸 궁전 건물은 원래 궁전 출입구이자 폴로 경기를 관람하던 장소였다. 첫눈에 보이는 궁전의 겉모습은 매우 수수하지만 건물 안쪽은 분홍빛 바탕의 벽면에 그려진 꽃과 전통 아랍 문양들이 매우 아름답다. 통로부터 계단을 지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치니차네라는 방까지는 셀 수 없이 많은 벽화와 천장화로 가득 차 있다.
▶왕과 신이 만났던 셰이크로트폴라 모스크
알리카푸 궁전 건너편에는 아바스 1세가 신에게 기도를 올렸던 셰이크로트폴라 모스크가 있다. 이슬람 모스크에서는 드물게 노란색을 많이 사용하였고, 노랑과 파랑, 반투명색 타일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광장의 중앙에서 예배실로 이동하다 보면 빛에 따라 달라지는 사자 조각을 볼 수 있는데, 강인한 왕이었던 아바스 1세를 상징한다.
▶낙원 같은 공간, 이맘 모스크
이맘광장 남쪽에는 이슬람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맘 모스크가 있다. 1612년 아바스 1세가 짓기 시작해 1630년에 모습을 드러냈다. 메카 방향을 향하여 우뚝 솟은 미너렛과 양파를 뒤집어 세워 놓은 듯한 돔, 주변에 흩어진 아담한 건물과 나무의 모습은 코란에 등장하는 낙원을 옮겨 놓은 듯하다. 특히 이맘 모스크 벽의 타일에 장식된 화려한 색채와 변화무쌍한 아라베스크 문양은 매우 화려해서 넋을 잃을 정도이다.
이맘광장 북쪽에는 ‘슈크’라고 하는 재래시장이 있다. 슈크의 상점들은 하나같이 강한 개성을 갖고 있는데, 무엇보다 매력적인 곳은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공방들이다.
[아시아 역사의 숨결! 세계 문화 유산] 이란 - 거대 탑·화려한 타일로 꾸며진 '이맘광장'
코란 속 낙원이 '왕의 광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