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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출근, 밤 10시 퇴근.
박석동 선생님(경기 양평 양수초등)은 매일 14시간 이상을 학교에서 보낸다. 주말도 반납하기 일쑤다. 외부 지원 사업을 따내 오기 위해 기획서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교사는 편하게 지내려고 하면 더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지만, 열심히 일하려고만 하면 어마어마하게 할 일이 많습니다.”
박 선생님 덕분에 양수초등은 지난해 환경보전협회와 도 교육청으로부터 각각 ‘물 환경 교육’과 ‘체험 환경 교육’, 올해는 교과부로부터 ‘돌봄학교’ 지원을 받았다.
박석동 선생님은 교직 생활(21년)의 대부분(17년)을 양평에서 보냈다. 그것도 작고 외진 학교만 주로 골라 다녔다. 모든 게 차고 넘치는 아이들보다는 어렵고 외로운, 그래서 선생님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선생님은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확’ 달라지는 게 아이들”이라면서 “교사에게 무슨 다른 보람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선생님은 1997년 서정초등 정배분교에 전국 최초의 ‘1교사 1방과 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하릴없이 노는 벽지 어린이들이 안타까워, 교사들을 설득해 축구·피아노·컴퓨터교실 등을 운영했다. 지금은 흔한 ‘방과 후 학교’라는 개념조차 없던 때였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 제자들에게 하나라도 더 베풀고자 노력하는 선생님 주변에는 늘 아이들이 북적인다. 양수초등 민광일 교장 선생님은 “박 선생님이 출근할 때는 항상 아이들이 달려가 손을 잡는다”고 전했다.
선생님의 꿈은 소박하다. 교직 생활이 끝나는 날까지 시골에, 양평에 근무하는 것이다.
[올해의 스승상] 97년부터 '방과 후 학교' 열고 하루 14시간 근무
류현아 기자
hryu@chosun.com
양수초등 박석동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