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선생님!] 별명 부르는 선생님이 싫어요
남미숙 선생님(서울 동의초등 교감·교육학 박사)
기사입력 2009.12.02 09:56
  • Q “어이, 땅콩.”우리 선생님은 저를 이렇게 부르세요. 저는 정말 이 말이 듣기 싫어요. 저한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 대부분에게 별명을 지어 부르시지요. 싫지 않다는 아이들도 가끔은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부르는 것을 싫어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①별명, 기분 나쁠 수도 있어요

    별명은 보통 그 사람의 대표적인 특징을 가지고 짓는데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별명도 있지만 기분 나쁘게 만드는 별명도 있습니다. 얼굴이 예쁜 친구의 ‘장미’라는 별명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평소 자신의 얼굴이 그다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친구를 ‘장미’라고 부르면 놀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솔직하게 ‘호박’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더욱 안 되겠지요.

    ②참 재미있는 선생님이시네요

    학생을 부를 때 별명을 부른다? 정말 재미있는 선생님이시네요. 땅콩, 멸치, 호박 등등…. 그런 아이들이 있는 교실은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을까요? 별명 때문에 화난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미안하지만, 선생님의 첫 느낌으로 별명이 오고 가는 교실 분위기는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③선생님이 별명을 부르는 까닭을 생각해 보세요

    선생님도 예전에 아끼던 제자를 ‘똥강아지’라고 불렀던 적이 있어요. 통강통강 뛰어다니는 귀여운 모습이 강아지 같았거든요. 거기에 ‘똥’이라는 단어를 붙이니까 더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졌지요.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그런 별명을 불러요. 또는 좀 더 재미있고 활기찬 교실 분위기를 위해서 친근하게 별명을 부르기도 하지요.

    ④기분이 나쁘면 표현하세요
  • 그런데 하루는 그 ‘똥강아지’가 일기장에 이렇게 썼더라고요.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엄마 아빠에게 우리 선생님은 나를 똥강아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내 동생이 나를 보고 똥강아지라고 놀렸다. 기분이 나빠졌다.” ‘어이쿠, 이렇게 좋은 의도로 부른 별명이 기분을 나쁘게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다시는 별명을 부르지 않았어요. 선생님이 별명을 불러서 기분이 나쁘면 ‘항의’가 아니라 적당한 방법으로 표현하세요. 아이들의 기분을 나쁘게 하려는 선생님은 아무도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