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수능 ‘부작용’, 개선책은?... 서남수 전 장관 “아이들에게 미안”
조선에듀 디지털뉴스팀
기사입력 2023.01.13 10:58
  •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이 문·이과 통합 수능 부작용과 관련해 “대입을 치르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 전 장관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이과 통합 교육이라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그에 맞게 수능 개편을 책임지고 완수하지 못했다”며 “결국 아이들이 여러 문제를 겪게 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앞서 서 전 장관은 이런 내용을 담아 지난해 2월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와 함께 ‘대입제도, 신분제도인가? 교육제도인가?’란 책을 냈다.

    서 전 장관은 문·이과 통합 수능을 처음 고안한 인물이다. 10년 전인 2013년 8월, 박근혜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이었던 그는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수능 문·이과 통합 문제는 이 시점에서 공론화할 만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2013년 9월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과 수능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까지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만들고, 2021학년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처음에는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가 배우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수능 과목에 넣고, 수학도 문·이과가 공통적으로 배우는 범위를 중심으로 한 과목에 통합하려 했다.

    이후 서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당초 계획은 다른 궤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확정됐지만,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수능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수능 수학을 한 과목으로 통합하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처음 구상과 달리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과목이 도입됐다. 확률과 통계는 문·이과가 모두 배우지만 미적분과 기하는 주로 이공계 지원자들이 듣는다”며 “그런데 대학 이공계열 학과들이 수학 미적분·기하와 과학탐구를 지원자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면서, 자연스레 학생들도 이런 과목을 듣느냐에 따라 이과와 문과로 나뉘게 됐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학교에선 배우긴 하지만 수능 과목에서 빠지다 보니 중요성이 퇴색됐다”고 전했다.

    서 전 장관은 책에서 자신이 제안한 문·이과 통합 수능이 2022학년도 수능 때 처음 시작된 데 대해 “문과와 이과 학생에게 불리하거나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 현행 수능을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부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 과정에서 이과생에게 유리한 결과가 점점 두드러지자 개선책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한다.
    글=조선에듀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