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부터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하겠다”⋯ 연구학교 '경북'만 신청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2.1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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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오는 새 학기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할 연구학교 신청에 참여한 고등학교는 경북항공고(경북 영주), 문명고(경북 경산), 오상고(경북 구미) 등 총 3곳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국정 교과서의 채택률은 전국 고등학교의 1%에도 못 미치는 0.06%로 마감됐다.

    15일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신청 마감일인 이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경북항공고(사립 특성화고)와 문명고(사립 일반고), 오상고(사립 일반고)가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는 연구학교 신청서를 경북도교육청에 제출했다.

    신청한 학교 중에는 교사와 학부모의 반대에도 신청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명고는 신청 전날(14일) 오후 5시께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연구학교 신청 안건을 5대 4로 통과시켰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반대의 뜻을 밝혔지만, 교장이 학부모를 설득해 이런 결과를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항공고의 경우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해당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문명고 학부모 게시판에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며 글을 올린 한 학부모는 “극심한 논란에 휩싸인 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우리 아들이 다니는 학교가 속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이번 신청은 우리 부자에게 수치스럽고 낯 뜨거운 일”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연구학교를 신청하려다 교사와 학부모의 반발로 신청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경북 김천시의 김천고(자율형 사립고)는 연구학교 신청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날 오전부터 학부모 수십 명이 몰려와 항의하는 등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반발로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서를 접수한 경북도교육청은 16일 심의위원회를 열고 17일에 교육부에 최종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연구학교 지정 권한이 있는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지난해부터 줄곧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어 3곳 모두 연구학교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교육부는 연구학교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희망하는 학교가 있으면 보조교재 형태로 국정 역사교과서를 무상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교재 활용은 범위와 요건 해석도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