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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 7일 이후 열린 대입 설명회에 학생, 학부모가 몰리고 있다.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지 못해 어느 대학에 지원할 지 갈팡질팡하는 수험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불수능’으로 불릴 정도로 난도가 높아 성적이 하락한 수험생이 많은 편이다. 설명회 현장에서 만난 학생·학부모의 고민과 입시 전문가들의 정시 지원 전략을 소개한다.
◇불수능 탓 북새통인 입시 설명회 현장
12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에 있는 잠실 학생체육관은 평일 오후답지 않게 인산인해를 이뤘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연 ‘2017학년도 정시 합격 전략 설명회’에 부모, 친구들과 함께한 학생들이 한꺼번에 모여든 것이다. 교복을 입고 온 서울의 한 여고 3학년생 강신애(가명)양은 “오전 수업이 끝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설명회에 왔다”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진학사 관계자에 따르면 8000석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이 일찌감치 가득찼다.
학부모가 홀로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48세 김성희(가명)씨는 “학부모 관심이 아이 입시를 좌우한다고 해 직접 왔다”며 “학원이나 학교에는 선생님 한 명이 봐줘야 할 아이가 여러 명이기 때문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수능 성적표 배부 이후 첫 주말에 열린 설명회에 모인 학생, 학부모의 관심은 더욱 뜨거웠다. 지난 10일 입시업체 대성학원이 서울 성동구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개최한 입시 설명회도 대성황이었다. 약 1만 명 수용 가능한 체육관을 가득 메운 사람들 때문에 주최 측이 원격으로 설명회를 볼 수 있도록 대형 강의실을 추가로 준비할 정도였다. 디지털대성 관계자는 “정시 지원 설명회에 대한 참가 문의가 많아 지난해보다 1.5배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장소를 섭외했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 이미 예약이 마감됐으며 예약하지 않은 분은 입장할 수 없다고 미리 안내했는데도 현장을 찾은 분이 많았다”고 했다. 스카이에듀,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설명회 또한 관계자에 따르면 북새통이었다.
비예약자 중에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설명회장을 찾은 사람이 꽤나 있었다.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자료집을 받아가는 비예약자가 대기하는 줄이 늘 100명 가까이 유지됐다. 설명회 시작 시간인 2시가 가까워지면서 비예약자 중 일부가 ‘들여보내달라’며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온 고 3 박하엘(가명)양은 “불수능이라 지난해와 배치표 점수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 중위권 성적에 적절한 대학을 알고 싶다”며 “아쉽게 신청하지 못했는데 혹시 현장에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빠와 함께 왔다”고 했다.
◇하락한 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 -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하는 정보는 ‘자신의 성적대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다. 부모와 함께 안산에서 온 고 3 신경식(가명)군은 “평소보다 원점수 총점이 15점 정도 하락해서 430점대를 맞았는데 이 점수대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설명회를 찾았다”며 “학교가 수시모집을 강조하기 때문에 ‘정시파’인 학생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경기 용인에서 혼자 온 고 3 강상국(가명)군 역시 “수능 등급으로만 평균 1.5 정도 떨어져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하고 싶다”며 “입시 전문 업체가 하는 설명회여서 신뢰가 간다”고 했다.
수험생 대부분이 평소보다 좋지 못한 성적을 받아서인지 설명회장은 엄숙한 분위기였다. 학생, 학부모는 강의를 들으며 자료집과 배치표를 번갈아보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연사가 특정 대학·학과의 지난해 실제 합격선, 각종 입시 정보를 프레젠테이션으로 보여주면 이를 담아가려는 ‘찰칵’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퍼졌다. 2시간여의 강의가 쉼 없이 이어져도 자리를 뜨는 학부모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배치표, 모의지원 동시 활용하고… 내 성적, 대학별 유불리 따져봐야
설명회에서 입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점은 종이 배치표와 온라인 모의지원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이다. 종이 배치표는 표준점수나 백분위, 원점수 등을 기준으로 특정 대학과 모집단위의 합격선을 ‘대략적으로’ 안내해준다. 정시 지원 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되지만 영역별 반영비율의 차이나 대학별 탐구과목의 변환점수, 가산점 등을 적용하지 못한다. 이 단점을 보완해주는 게 입시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 모의지원 서비스다. 특정 대학의 모집단위에 관심 있는 수험생들이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자신의 합격권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한 곳만이 아니라 다양한 입시업체의 모의지원 서비스에 중복 지원하는 것도 좋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온라인 모의지원 서비스는 대학별 탐구 영역 변환점수 등을 자동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종이배치표보다 신뢰도가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입시와 달라지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예컨대 2017학년도부터 동일 모집단위 분할모집은 전면 금지된다. 항공대가 올해 ㉮군에서 72명을 뽑는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는 지난해 ㉮, ㉰군에서 각각 48명씩을 모집했다. 이 같은 변화 때문에 올해 항공대 ㉮군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의 커트라인을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원하려는 대학, 학과와 비슷한 성적대에서 여러 후보를 정해 자신에게 유리한 지원 전략을 찾아야 한다”며 “전체 정시 모집 인원은 감소했지만 오히려 명지대, 세종대, 한양대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정시지원의 합격 가능성을 무조건 낮게 보지 말고 자기 성적에 맞게 최적의 선택을 하라”고 조언했다.
오는 30일 각 대학이 발표하는 ‘수시 이월 인원’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 현재 모집요강 내 정시 모집인원은 수시에서 충원하지 못한 인원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올해에는 불수능 탓에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수시 이월 인원이 많이 발생하는 모집단위에 지원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김찬휘 대성마이맥 입시센터장은 “대학은 주로 수시 이월 인원이 몇 명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단지 전체 정시 모집인원만 발표하기 때문에 차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미리 지원하려는 대학을 골라 모집요강을 다운받고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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