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내년부터 경기도 내 ‘중1 지필고사’ 폐지된다는데… 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12.05 17:06
  • 내년부터 경기도 내 모든 중학교에서 ‘경기 자유학년제’가 전면 추진된다. 지난 1일 경기도교육청은 ‘2017학년도 경기 자유학년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중학교 1학년의 1~2학기 교육과정은 ‘자유학기’와 ‘연계 자유학기’로 편성된다고 밝혔다. 경기도 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자유학년제는 기존 한 학기 동안 운영돼 온 자유학기제에 연계 자유학기를 추가하고, 그 기간에 학생들에게 충분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험에 대한 부담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점수와 성취를 산출하지 않으며 생활기록부 역시 모두 서술식으로 게재하게 된다. 고입 내신성적에도 중학교 자유학기 교과 활동은 반영되지 않는다. 연계 자유학기 기간 역시 지필 시험 형태의 총괄평가는 폐지하는 대신 수행평가를 100% 실시하게 된다. 이처럼 경기도 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지필고사 폐지가 추진됨에 따라 교육계에 지필고사 폐지 논란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지필고사 폐지 논란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말, 문용린 당시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자유학기제의 신호탄으로 중학교 1학년생의 진로체험 활동을 늘리고 지필고사를 줄이는 시범학교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아 뜨거운 논란이 됐었다. 이후 자유학기제가 널리 확산되면서 일선 교육청과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기간에 시험을 줄이거나 수행평가 등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아직도 지필고사 폐지를 놓고서는 찬성과 반대하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단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지필고사를 한시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찬성하는 측은 “중1은 초등교육을 끝내고 교과 위주의 중고교 학습을 시작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이때 학생들이 성적 경쟁을 시작하는 대신 진로 계획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3 아들과 초 6 딸을 둔 학부모 박수경(45ㆍ경기 안산시 단원구)씨는 “요즘 청소년 중에는 꿈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학교가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각자 적성을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김단우군은 “중학교 2ㆍ3학년만 돼도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고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중1 자유학기는 학습 부담을 덜고 재능계발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지필고사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의견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비판한다. 대학과 고등학교가 성적 수준에 따라 서열화된 상황에서 중학교 1학년 시험만 없앤다고 입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는 얘기다. 또한 중 1 지필고사 폐지 정책은 전국적으로 고입 및 대입 제도가 바뀌는 것이 전제될 때에만 실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기도 내 모 중학교 교장은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전국 학생들의 성적이 비교돼야 하는 데, 중학교를 시작하는 중 1때 비교할 수 있는 성적 자료가 없으면 학생들이 어느 정도 학력수준을 가졌는지 파악하기 힘들어 학습계획을 세울 수 없다”며 “또한 생각할 시간을 많이 준다고 모든 학생이 진로와 적성을 찾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초 5 아들을 둔 학부모 이상미(42ㆍ경기 고양시 덕양구)씨는 “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다고 학업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많은 부모가 아이의 학력 저하를 우려해 학원 등 사교육에 더 기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