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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2 학생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초경을 시작했는데, 중학교 1학년 말쯤부터 생리불순이 심해졌어요. 생리를 2~3일 정도 짧게 하고, 양도 굉장히 적은데, 생리통은 굉장히 심합니다. 보통 3개월에 한 번 정도 하고, 길게는 6개월 정도 안 하기도 해요. 이 상태가 계속되면 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길까요? 걱정하면서도 무서워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민경·가명·서울 송파)
“딸이 고 3인데, 생리불순 때문에 걱정이 많아요. 본래 주기가 35일 정도였는데, 올해 초부터 갑자기 불규칙해졌습니다. 갑자기 주기가 3주(20~22일) 정도로 줄더니, 생리 기간까지 길어져 2주 가까이 생리를 하기도 했어요. 작년 2학기쯤부터 공부 때문에 생활이 무척 불규칙해졌는데, 그 때문일까요? 새벽 2~3시쯤 자서 6시에 일어나니까 늘 피곤하고, 식사도 자주 거른다고 해요.”(허지은·가명·45·서울 은평)
생리불순은 가임기 여성들이 자주 경험하는 부인과 증상의 하나다. 보통 여성들이 매월 겪는 생리는 여성 건강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미혼 여성, 특히 십대 청소년들은 생리불순을 겪어도 산부인과에 가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대입을 눈앞에 둔 수험생 가운데는 ‘생리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편하다’며 치료를 미루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증상을 인지했다면 가능한 빨리 산부인과에 가서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흔히 생리불순이라고 하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 여성이 많다. 하지만 생리불순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세계산부인과학회(FIGO)에 따르면, 정상적인 생리는 24~38일 주기로 4.5~8일간 지속되며, 5~80ml의 출혈양을 보인다.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나는 생리가 반복되면, 생리불순이라고 할 수 있다. △월경 주기가 정상 범주보다 짧거나 긴 빈발원경과 희발월경, △월경 지속 기간이 정상 범주보다 짧거나 긴 단기월경과 장기월경 △월경 시 출혈양이 정상보다 많거나 적은 월경과다와 월경과소 등이 모두 생리불순에 해당한다.
생리불순이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첫째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들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60~85%가 희발배란이나 무배란 등의 배란 장애를 보이는데, 이 때문에 생리불순이 나타난다. 둘째로는 시상하부-뇌하수체의 기능 저하를 들 수 있다. 생리는 성선자극호르몬(난소 또는 정소를 자극하는 호르몬)의 작용으로 일어나는데, 이 호르몬 분비에 관여하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의 기능이 저하되면 생리불순이 나타난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무리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사, 스트레스, 심한 운동, 식이질환, 뇌하수체 종양 등이 시상하부-뇌하수체의 기능을 떨어뜨려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춘기 초기에는 생리적 미성숙으로 생리불순을 보일 수도 있다.
생리불순을 방치하면 다양한 건강 상의 문제를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예를 들어 시상하부-뇌하수체 기능 저하로 여성호르몬 저하 상태가 지속되면, 골감소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만성적인 무배란 상태가 지속되면, 부정 출혈과 자궁내막 증식증, 당뇨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불규칙한 생리는 때로 과다한 출혈을 유발하고, 이는 만성적인 빈혈로 이어진다”며 “쉽게 피로하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생리불순의 원인을 찾아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생리불순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원인인 경우에는 식이조절이나 운동 같은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규칙적인 배란과 생리를 유도해 자궁 내막을 보호하는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과다한 출혈을 보이는 경우는 고용량 호르몬제나 지혈제 등을 사용하며, 이후 필요 시 규칙적인 생리를 유도하기 위해 저용량의 경구 피임약을 복용한다. 이 교수는 “생리불순을 겪는 환자들은 꾸준한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금요일 | 학습력 높이는 건강 플러스] 16 청소년 생리불순
“스트레스·다이어트가 원인 되기도… 규칙적 생활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