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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임기를 5개월 남기고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그가 그동안 주도했던 남양주 제2캠퍼스 설립이 법인 이사회 반대로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에 반발,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이다.
유 총장은 29일 오후 서강대 본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강대 이사회를 장악하는 예수회의 독단적 운영으로 인해 남양주 캠퍼스 프로젝트가 좌초되는 등 서강공동체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총장으로서 마지막 책무를 다 하기 위해 잔여 임기를 희생, 예수회에 의해 망가져 가는 서강의 현실을 알리려고 한다”고 했다.서강대 남양주 제2캠퍼스 설립은 유 총장이 2009년 산학부총장 시절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예수회 중심의 서강대 이사회가 해당 사업을 통과시켰고 2013년부터 본격화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지난 7월 재정 부족 문제를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다. “남양주시가 약속한 5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구두 약속에 불과한 만큼 이를 문서화해야 하며, 학생 정원 이동에 관한 구성원들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는 게 이사회의 주장이다. 이에 뿔난 남양주시는 이달 안으로 교육부에 승인신청을 내지 않으면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사업 보류 결정 이후, 학내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남양주 제2캠퍼스 설립에 찬성하는 재학생, 동문회 등은 머리띠도 두른 상황이다. 서강대 총학생회장 등 재학생 대표 2명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고, 동문회는 이사회 내 예수회 인원 축소를 주장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문수 서강대 이사장은 유 총장 사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남양주 제2캠퍼스는 단기적 사업이 아닌 중장기 계획으로 신중하게 점검해가자는 차원에서 사업을 유보한 것뿐”이라며 “구성원들의 합리적 판단과 화합을 위해 총장이 사퇴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사직서도 반려하겠다”고 반박했다.
남양주 캠퍼스 설립 사업 중단에… 서강대 유기풍 총장 전격 사퇴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