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교육칼럼] 영어특기자 학원가의 패러다임 변화⋯ 배경지식 중심 강의의 몰락
스티븐 박 인터프렙 부원장
기사입력 2016.07.04 17:28
  • 스티븐 박 인터프렙 부원장/인터프렙 제공
    ▲ 스티븐 박 인터프렙 부원장/인터프렙 제공
    영어특기자(영특) 대입 수시의 결과가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지 부적절한 일부 컨설팅(예: 학원 수강을 유도하기 위해 특정 시험의 중요성을 사실과 다르게 확대해 강조하거나 평가절하하는 등)의 결과만은 아니다. 모든 영어특기자 학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러 학원들에서 ‘이상한’ 수업 전통이 유지돼 왔다. 논술이나 수능 대비 학원들과는 달리 영특 학원들은 실전에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주로 한국어로 진행되는 ‘이상한’ 배경지식 강의가 중심이 되어 온 것이다. 이는 이화여대가 13년 전 한국에서 처음 국제학부를 시작할 때 ‘국제학적 지식을 요하는’ 문제를 ‘시행착오’로 출제하면서 시작된 비이성적 ‘전통’이었다. 그 후 학생들을 학원에 의지하게 해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여러 학원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인해 이 전통이 굳어져 왔다. 영특 학원을 다니는 것이 영어 에세이나 인터뷰 준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생겼는데, 이는 위와 같은 흐름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긴 부정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국제학부와 영어 특기자 전형의 출제 경향은 SAT, ACT 또는 GRE, GMAT시험처럼 사전 배경지식(‘prior background knowledge’)을 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데 학원들은 변화하지 않았던 것이다.

    영특 실기 준비 부분에 페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는 에세이 및 인터뷰 준비는 이제 확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양대의 글로벌 인재 에세이 시험의 경우, 높은 난도의 다양한 영어 지문을 빠르고 전체적으로 이해한 후 그에 기초해 논리적으로 답안을 구성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 따라서 같은 에세이를 반복적으로 써가며 외우듯이 연습하는 것 보다는 아주 다양한 분야의 (인문학과 과학 기술에 대한 관점 등을 포함한) 지문을 최대한 많이 분석하고 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찾아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뷰 준비에 있어서도 한국어로 진행되는 배경지식 중심의 정보를 수동적으로 축적하기 보다는 고전 인문학적인 다양한 지문을 빠르게 소화해 순발력 있게 설득력 있는 의견을 표현하는 훈련을 부단히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토플의 리딩섹션과 비슷한 수업 요소가 적절히 혼합돼야 학생들이 실전 시험에서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무엇보다 실전에서의 성공적 ‘퍼포먼스’를 위한 PT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강사의 역할도 아주 중요하다.

    한번 자리잡은 전통은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는 ‘QWERTY 효과’가 영특 학원가에서도 위세를 떨쳐 왔지만, 최근 그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7학년도 수시입시에서는 효율적 실전 대비를 최우선 요소로 하는 영어 에세이 및 인터뷰 수업이 영특 학원가의 대세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