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차길영 세븐에듀 대표, 영재발굴단 9살 수학 천재와 데카르트·파스칼 등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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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5.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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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븐에듀 제공
    25일 SBS 영재발굴단에 수학으로 시를 쓰는 9살 배선우 군의 사연이 소개됐다. 배선우 군은 대학교 수준의 미적분학으로 시를 작성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방송에서 배 군의 수학 능력을 분석한 차길영 세븐에듀 대표에게 영재들만의 수학 공부법을 들어봤다.

    Q) 영재발굴단에서 배선우 군의 시를 보고 나서 ‘데카르트나 파스칼 같은 수학자이면서 철학자’라는 표현을 했다. 배 군과 데카르트, 파스칼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가?

    A) 데카르트라고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말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있다. 흔히 철학자로 많이 알려져 있는 데카르트는 사실 ‘해석기하학의 창시자’인 수학자다. 해석기하학을 쉽게 이야기 하면 여러 개의 순서쌍을 직선이나 평면으로 나타내는 방법을 말한다. 데카르트는 학문 중 수학을 최고의 학문으로 생각했고, 명확한 진리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의심하면서 결국 이와 같은 명제를 생각하게 됐다.

    또한 파스칼은 ‘파스칼의 삼각형’과 ‘파스칼의 정리’, ‘사이클로이드’ 등 수학적으로 많은 업적을 세운 수학자로 유명하다. 동시에 ‘팡세’라는 책으로도 알려져 있다. 유명한 대사로는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하나의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등이 있다. 데카르트와 반대로 파스칼은 수학보다 오히려 철학과 신학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 둘의 공통점을 보게 되면 바로 ‘생각’이다. 다만 단순한 생각이 아닌, 근본을 알고 싶고 그 근본에는 어떤 개념들이 숨어있는지를 파고드는 깊은 사고력이다. 배선우 군의 시를 보면 근본 개념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하는 열망과 자신만의 깊은 생각을 담아 표현했다. 이런 면에서 배 군은 단순히 수학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수학을 자신만의 철학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Q) 배 군이 대학교 과정의 개념까지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수학은 단계적 학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등학생이 대학교 과정의 개념까지 이해하는 게 가능한가?

    A) 보통 단순하게 생각하기에 배 군 같은 경우 아이큐가 159로 높은데다 사고력이 매우 발달돼 초등학생임에도 대학교 수준의 수학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다들 알고 있듯이 수학은 단계적인 학문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계를 지을 필요는 없다. 배 군이 초등학생 임에도 대학교 수학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아이큐의 차이가 아니라, 한 가지 수학 개념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 군의 복소수 시 같은 경우를 보면 복소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미분의 개념을 이해한 후 극좌표라는 개념을 이해해서 나온 시로 볼 수 있다. 수학 영재들의 경우 수학의 개념과 용어를 먼저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고차원적인 문제의 답을 도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한다. 배 군의 경우에도 수학의 개념을 완벽히 이해했기 때문에 평소 생활 중에도 수학의 개념을 적용해 현상을 설명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했던 것이다.

    Q) 영재가 아닌 경우에도 개념과 용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력을 키운다면, 영재와 같은 수준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인가?

    A)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기 하지만, 차이는 좀 있다. 보통 영재라고 불리는 아이는 개념에 대한 이해이나 스펙트럼이 다르다. 예를 들어 방송에서 배 군이 시계를 표현한 것을 보게 되면, 1, 2, 3, 이라는 숫자 대신 순환소수를 쓴다거나 복소수의 값을 사용한다. 이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영재까지는 아니어도 수준 높은 수학 실력을 쌓는 것은 가능하다. 보통 수학을 잘한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점은 개념이나 용어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단순히 공식만 외우고 문제 유형을 푸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다. 개념을 깊이 파고들고 이해하려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수학을 잘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보통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는 대부분 문제가 ‘안 풀려서’다. 근본적인 개념 이해 역시 나중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비롯돼 더욱 수학을 멀어지게 한다. 문제해결을 잠시 뒤로하고 ‘이게 왜 이렇게 되지?’, ‘왜 여기서 이런 공식이 나올까?’, ‘왜?’ 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면 누구나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수학의 종점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A) 사실상 수학의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모든 근본과 자연현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철학과 과학이라면, 그것을 모든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게 그리고 실용적으로 ‘수’와 ‘기호’라는 개념을 사용해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수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이 계속 발전한다면, 아직 풀리지 않는 근본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수학은 계속 존재하고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