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의대 합·불 가르는 수시 최대 변수 ‘수능 최저’ 올해 변화는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5.29 19:27

  •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수시 전형에서 수험생 걸림돌의 하나다. 지원자들의 성적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모집단위 의과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수능 반영 영역과 학생부 반영 등과 함께 합·불을 가르는 최대 변수로 작용한다.

    ◇수능 제한 등급 강화한 고려대… 교육계 “의대 랭킹 밀리자 내놓은 방안”
    고려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의과대학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한 사례다. ‘국어, 수학 가, 영어, 과학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 3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로 지난해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보다 엄격해졌다. 교육계에서는 대외적 이미지를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학교 수준에 비해 의대 랭킹이 밀리고 있다. 이미지를 고려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오히려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려대를 제외한 대부분 의대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동일가헤 적용하거나 완하한 경우가 많다. 가톨릭관동대는 수시모집 학생부교과전형 의학과 수능 최저를 지난해 ‘수학B, 영어, 과학탐구 등급 합 4 이내’에서 올해 ‘국어, 영어, 수학 가, 과탐 중 상위 3개 영역 등급의 합이 4 이내’로 완화했다.

    경희대도 수시모집 논술우수자전형 의예과 수능 제한 등급을 ‘국어, 수학 가, 영어, 과학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4 이내, 한국사 5등급 이내(탐구영역은 상위 1개 과목 반영)’로 완화했다. 2016도에는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4 이내(탐구영역은 2과목 평균 성적 반영)’를 적용했다.

    순천향대(수시모집 일반학생Ⅰ 의예과)도 지난해 ‘4개 과목 등급 합 5이내(의예과 지원자는 국어, 수학 중 1개 과목 반드시 B형 응시해야 함)’에서 올해 ‘일반전형(교과) 4개 과목 등급 합 6 이내(의예과 지원자가 수학 가형, 과학탐구 과목을 응시하지 않은 경우 각각 0.5등급 하향조정 반영함)’로 완화했고, 전남대(학생부교과 일반전형 의예과)도 올해 ‘국어, 수학, 영어, 탐구(1과목) 중 4개 영역의 합이 5등급 이내’로 낮췄다. 지난해에는 ‘국어A, 수학B, 영어, 과탐(2과목 평균) 4개 영역 등급 합 6이내’였다.

    전북대(수시모집 의예과)도 2016학년도 ‘수능 4개 영역(국어A, 수학B, 영어, 과탐)의 등급 합이 모집단위별 지정등급 이내’에서 ‘수능 4개 영역(국어, 수학 가, 영어, 탐구) 중  수학을 포함하여 3개 영역의 등급 합이 지정등급 이내’로 수능 제한 등급이 낮아진 경우다.

    수시 의대 지원자들에게 가장 큰 경쟁력이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수능 제한 등급.  많은 대학들이 의대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기준은 ‘3개 영역 1등급’이다.

    특히 국어 영역은 자연계열 최상위권들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종래 A/B 수준별 시험의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부소장은 “국어의 수준별 선택형 폐지는 응시 집단의 증가를 불러온다. 이는 일반적으로 등급 충족 인원의 증가와 관련돼 있다”며 “이는 자연계열 최상위권에게 위기이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준별 선택형 수능으로 치러진 국어 A형에서 1등급에 해당하는 인원수와 통합 국어 1등급 내 자연계열 인원수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예상처럼 통합 국어 1등급 내 자연계열 인원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다면 상위 3개 영역을 활용하는 의대 수시 지형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개정과정으로 바뀐 첫 해인 수학 영역의 경우 기출과 평가원 모의고사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김근욱 강남하이퍼학원 수학 강사는 “교육청, 평가원 모의고사로 바뀐 교육과정에 맞춘 문제의 방향성이 어떠한 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출문제를 보되 새 교육과정에 일치하는 문제를 찾아 풀어보고 푸는데 필요한 개념이나 필수 요소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과탐 Ⅱ+Ⅱ’ 가산점 등이 화두가 된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개념과 원리를 명확히 한 뒤 기출로 경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우반석 강남학이퍼학원 과탐 강사는 “물리와 화학은 개념이 정해진 원리 과목이다. 원리가 정해져 있어 1~2등급 구분용 문제가 출제되는 경향이 강하니 고난이도 문제는 수학적 방정식을 통해 풀어내야 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했다. 또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은 개념에 현상을 접목한 과목으로 기본 개념을 꼼꼼히 준비한 후 현상이나 자료를 분석하는 문제가 고난이도로 출제되기 때문에 처음 보는 자료에 당황하지 않고 분석해 나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