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대학 구조조정 본격화… 건국대 등 21개교 공학정원 4400여명 확대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5.03 15:08
  • [교육부, 사회 수요 맞게 학사 구조 개편하는 '프라임 사업' 대상 대학 발표]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대학 정원 조정 사업인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선정 결과가 3일 발표되면서다. 프라임 사업은 현재 혹은 미래 사회수요(일자리)를 반영, 이른바 ‘취업 잘되는 학과’ 위주로 학사구조를 개편한 대학에 정부가 ‘당근’을 주는 것이다. 이날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건국대 등 21개교. 앞으로 3년간 해당 대학들에 대한 지원 규모는 약 6000억원에 달한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이른바 ‘대형 사업’으로 불리는 사회수요 선도대학엔 총 9개교가 선정됐다. 해당 대학은 앞으로 3년간 해마다 150억원 내외를 지원받는다. 수도권에선 건국대·숙명여대·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등 3곳이, 비(非)수도권에선 경운대·동의대·순천향대·영남대·원광대·인제대 등 6곳이 뽑혔다.

    다만 애초 뽑기로 한 ‘1등 대학’은 명단에 없었다. 백성기 프라임사업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은 “원래 대형 사업에선 최고 300억원까지 지원받는 1개교를 선정하기로 했으나, 해당 금액을 지원받을 만큼 큰 사업을 추진하려는 대학이 없었고 이를 신청한 대학도 없었다”고 했다.

    ‘소형 사업’에 해당하는 창조기반 선도대학엔 12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5개 권역별로 2~3개씩 뽑혔다. 선정 대학은 △성신여대·이화여대(수도권) △경북대·대구한의대·한동대(대경·강원권) △동명대·신라대(동남권) △건양대·상명대 천안캠퍼스(충청권) △군산대·동신대·호남대(호남·제주권) 등이다. 각 대학은 앞으로 3년간 매년 50억원씩 받게 된다.

    교육부는 “선정 대학들은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를 충분히 반영했고, 각 대학의 강점을 살린 교육과정 개편 계획을 제시했다”며 “특히 원활한 학생 사회 진출 지원을 위해 산업체 등과 연계, 특색 있는 진로개발 및 취업·창업 지원 계획을 마련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의 정원 이동 규모는 53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1개교 전체 입학정원(4만8805명)의 약 11%에 해당한다. 이중 정원이 가장 크게 확대되는 분야는 공학계열(4429명)이다. 전체 정원 이동 규모의 약 82.7%에 이르는 수치다. 선정 대학 대부분은 일자리 수요 전망이 밝은 4차 산업 관련 학과 증설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ICT 융복합, 미래형 자동차, 의료·생명, 신소재·에너지 분야에 힘을 실었다. 백 위원장은 “해당 대학들은 취업률을 현재 대비 2018년까지 평균 약 3.1%, 2023년까지는 평균 약 7.7%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다.

    공학계열 정원이 대폭 늘면서, 반대로 인문사회(2500명)·자연과학(1150명)·예체능(779명) 정원은 크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학이 다양한 학문을 배우는 곳이 아닌 ‘취업 사관학교’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학계열 정원이 늘고 인문사회, 예체능 계열 등이 줄어드는 것은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프라임 사업 선정 대학 21개교의 모집 정원은 2017학년도 대입(大入)부터 반영된다. 따라서 해당 대학들은 ‘2017학년도 입시 요강’을 다시 확정해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