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이공계 선호 열풍에… 외고·국제고 선호도 10년 새 대폭 하락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4.10 14:47
  • -종로학원하늘교육, '10년 전 대비 특목고·자사고 선호도 변화’ 자료
    -같은 기간 자사고 인기는 곱절로 치솟아…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학부모의 외국어고 선호도가 10년 전인 2006년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고 선호도도 3분의 1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자사고 선호도는 10년 새 곱절이나 증가했고,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인기도 소폭 상승했다.

    10일 입시 기관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지난 10년간 자사 고입 설명회 참가자를 대상으로 집계한 ‘10년 전 대비 특목고·자사고 선호도 변화’ 자료에 따르면, 2006년(조사 인원 4622명) 외국어고 선호도는 40.3%로 당시 고교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6년(조사 인원 3210명)엔 19.1%로 절반 아래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제고도 19.7%에서 올해 5.6%로 대폭 줄었다.

    자사고는 입장이 확 바뀌었다. 10년 전 24.8%에서 2016년 50.2%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과학고도 같은 기간 8.2%에서 13.2%로, 영재학교는 6.9%에서 11.9%로 각각 선호도가 소폭 올랐다.

    학생·학부모가 선호하는 상위 다섯 개 고교 순위에서도 '외고 인기 하락, 자사고 인기 상승'을 엿볼 수 있다. 2006년 조사에선 대원외고·민사고·외대부고·서울과고·명덕외고 순으로 나타났고, 외고도 두 학교가 명단에 올랐었다. 하지만 2016년 조사에선 외대부고·하나고·상산고·대원외고·서울과고 순으로 집계됐고 자사고는 세 학교나 순위표를 차지했다.

    외고·국제고 인기 하락의 이유는 점점 두드러지는 이과 선호 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공계가 취업에 유리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해짐에 따라 이과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이과 성향이 높은 과고, 영재학교, 자사고의 인기가 해마다 높아졌다”며 “반대로 이과 편성이 상대적으로 억제된 외고, 국제고의 인기는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른 고교 유형과 다른 입시 체제도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꼽힌다. 임 대표는 “외고·국제고는 1단계 영어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현재 선발체제인 자기주도학습전형 도입 이후, 영어 내신에서 단 한 번만 실수를 하더라도 지원 자체가 안되다 보니 선호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자사고는 국·영·수·사·과 주요 5개 교과 또는 모든 과목을 반영하는 학교가 많다 보니, 특정 과목에서 실수하더라도 지원이 가능해 자사고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업 부담도 한몫한다. 임 대표는 “외고·국제고는 특성상 제2외국어 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부담도 다른 고교 유형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수능과 직결된 국어·수학·영어 교과 수업 비중이 자사고·일반고에 비해 낮아 정시에서 불리하고, 최근 대입 결과가 두드러지지 않은 점도 인기 하락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그렇다면 외고·국제고의 향후 입시 전망은 어떨까. 임 대표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인해 외고·국제고 학생들에 대한 영어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커 선호도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수능 문이과 통합안 발표, 대입 고교 내신절대평가제 도입 여부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