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다시 기지개 켠 학습지 시장… 학습지 '빅3' 실적 어땠나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2.03 15:07
  • 꽁꽁 얼었던 학습지 시장에 다시 ‘훈풍(薰風)’이 불기 시작했다. 대교·웅진씽크빅 등 주요 학습지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각각 새 성장동력이 시장에 안착한 덕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림자는 존재한다. 학습지 ‘빅(big)3’ 중 하나인 교원그룹은 제자리걸음이다. 경쟁사에 비해 뒤늦게 신규 서비스를 내놓은 탓에 주춤한 상태다.

    ◇학령인구 감소로 한동안 뒷걸음치던 학습지 업계

    그동안 학습지 기업의 실적은 해마다 뒷걸음쳤다. 주요 타깃인 만 6~11세 학령인구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해당 연령대 인구 수는 약 310만명이었지만, 2014년엔 약 276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수요가 줄자, 시장도 차츰 쪼그라들었다. 대교의 매출액은 2011년 9080억원에서 2014년 8106억원으로 떨어졌다. 대교는 그룹 사업 중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 매출액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웅진씽크빅과 교원구몬도 같은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웅진씽크빅은 7514억원에서 6332억원으로, 교원그룹은 1조1550억원에서 1조500억원으로 줄었다.

    ◇대교, 신사업 안착하면서 수익성 개선

    반전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대교의 2015년 매출액은 8134억원, 영업이익은 42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작년 영업이익은 2014년 영업이익(307억원)에 비해 38%가량 증가했다.

    2009년 론칭한 ‘눈높이러닝센터’가 시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눈높이러닝센터는 회원이 센터를 직접 방문, 학습지를 풀며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는 오프라인 공부방. 2009년 전국 235곳이었던 눈높이러닝센터 수는 지난해 704곳으로 6년여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어 학습 열풍 덕분에 프리미엄 중국어 학습지 ‘차이홍’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41억원. 전년도 동기 대비 19.3% 올랐다. 대교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이승욱 SK증권 연구원은 “차이홍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성인 회원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이 호재”라며 “교육 시장에 차이홍과 유사한 일대일 교육 모델도 마땅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웅진씽크빅도 신규 서비스로 ‘반등’

    웅진씽크빅도 반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504억원, 영업이익은 236억원이다. 매출액 성장은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 영업이익도 2011년(347억원)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성장의 발판은 2014년 8월 론칭한 ‘웅진북클럽’이다. 이는 태블릿PC(삼성전자 갤럭시탭)를 이용한 큐레이션(curation·전문가들이 콘텐츠나 상품을 선택해서 제공하는 것) 독서 프로그램. 출시 8개월 만에 회원 수 10만명을 돌파했고, 2016년 1월 현재 23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웅진씽크빅 대외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효율적인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비교적 빠르게 회원 수가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엔 기존 독서 프로그램에 학습·관리 서비스까지 통합한 ‘웅진북클럽 스터디’도 내놨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웅진북클럽 스터디 출시로 유아·초등까지 아우를 수 있게 돼,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실적 개선 폭도 더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한발 늦은 교원

    교원그룹의 대표 학습지 브랜드는 교원구몬의 ‘구몬학습’과 교원의 ‘빨간펜’이다. 그중 교원구몬은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2010년 매출액 681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해마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매출액도 6000억원(추정치)으로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소폭 떨어질 전망이다. 교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1년 매출액은 4820억원. 2014년 매출액은 4400억원으로 하락했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스마트 빨간펜’을 출시했다. 빨간펜 교재를 중심으로 공부하고, 교원스마트펜과 전용 태블릿PC를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쉽고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상품이다. 회원 수는 출시 5개월 만에 6만 명을 넘어섰다. 덕분에 교원의 2015년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100억원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원구몬은 타사보다 신사업을 시작한 게 너무 늦었기 때문에 당연히 성장도 더뎠다”며 “현재까지는 현장 반응이 괜찮은 편이지만, 시장에 안착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