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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육 기업들이 새로운 활로(活路) 개척에 나서고 있다. 점점 위축되는 국내 사교육 시장 상황이 ‘변화’를 이끈 모양새다. 입시 전문 업체들은 대상 연령대를 늘려 외연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열 높은 일부 아시아 시장에 ‘한국식 사교육’을 전파, 이를 토대로 위기를 넘어서려는 교육 기업도 늘고 있다.
◇대입 전문 업체, 주요 타깃 ‘위아래’로 확대
현재 변화의 바람이 가장 활발하게 부는 영역은 대입(大入) 전문 업체 쪽이다. 불투명한 미래가 변신을 꾀하게 했다. 지난해 8월 교육부가 공개한 ‘2015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3년 약 63만명에 달하던 고교 졸업생 수는 2023년엔 약 40만명으로 줄어든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대입 전문 업체들은 주요 타깃인 고교생 인구가 해마다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새 시장 개척에 나설 수밖에 상황”이라며 “가장 쉽고 현실적인 위기 대응 방법은 대상 연령대를 확대하는 것이라는 판단 아래, 초·중등 혹은 성인·직업 교육 시장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대입 재수 학원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눈높이를 낮춰 ‘초등생 과학·수학 전문 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동도서 출판업체 예림당과 손도 잡았다. 예림당은 학습만화 ‘Why? 시리즈’로 유명한 기업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관계자는 “양사는 협약을 통해 초등학생 전문 학원으로의 영역을 확대하는 교육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출판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커리큘럼 개발로 정체된 출판 사업을 다시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고교생 대상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 시장을 주도하던 이투스교육은 중등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중등 인강 브랜드 ‘이투스me’를 최근 론칭했다. 목표는 중·고교 고객 연계 강화다. 메가스터디는 성인 교육 쪽에 집중하고 있다. 자회사인 메가엠디를 내세워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LEET(법학적성시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앞으로 공무원 시험과 금융 자격증 시험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미 대입·성인 교육 시장에 진출한 에스티앤컴퍼니는 전문 직업 교육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미용교육업체 뷰티르샤를 인수해 이른바 ‘K뷰티’ 전문가 양성에 나섰다. 에스티앤컴퍼니 관계자는 “미용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인·직업 교육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살 길은 해외 진출뿐… 교육열 높은 중국·베트남·인도로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이다. 아시아에서 교육열 높기로 손꼽히는 국가들이 주된 대상이다.
특히 35년간 고수해 온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한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한 편이다. 대교는 지난해 4월 중국 상하이에 내방학습 교육기관인 ‘아이레벨 러닝센터’를 열며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올해 상반기엔 상하이 2호점을 개점하고, 하반기에 프랜차이즈센터 모집도 시작한다. 청담러닝도 지난달 중국 공교육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현지 교육 IT업체인 젠비전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상하이·청두·난징 지역 초·중·고교에 스마트클래스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베트남 진출도 활발하다. 비상교육은 지난해부터 현지에 한국어 전문 학원인 가나다어학당과 한국어 교육 사이트를 열었다. 독서·논술 전문 업체 한우리열린교육을 인수한 디지털대성은 베트남 정부와 교육 서비스 협약을 맺고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결사적으로 자녀교육을 한다는 인도도 국내 교육 업체의 주요 시장으로 꼽힌다. 이투스교육은 이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현지법인 이투스인디아는 설립 5년 만인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 교육 업체 관계자는 “국내 사교육 시장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우물 안’에 갇혀 있다간 머지않아 간판을 내릴 게 뻔하다. 이제 교육 업체가 살 길은 사실상 해외 진출밖에 남지 않았다. 다행히 한반도 밖 세계엔 교육이 필요한 더 많은 ‘사람’이 있다”고 했다.
[조선에듀] 쪼그라드는 국내 사교육 시장… 새 활로 개척 나선 교육 기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