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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정시를 말하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2016학년도 대입(大入) 정시모집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4일 원서접수를 시작해, 30일 마무리된다. 이제 수험생들은 최종 정시 전략을 완성해야 할 시기다. 입시 전문가에게 ‘정시 지원 전략 마무리 점검 포인트’를 물었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으로 이를 정리했다.
◇탐구 영역 유·불리 점검… 자연계열 최상위권은 혼란 예상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국어·수학·영어 영역이 변별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탐구 영역의 경우엔 ‘올해도 실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택 과목 간 ‘난도 널뛰기’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에선 과학탐구(이하 ‘과탐’)의 경우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최대 13점, 사회탐구(이하 ‘사탐’)는 과목 간 표준점수 편차가 6점까지 벌어졌다. 선택과목 조합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는 셈이다. 두 탐구 영역 모두 최근 3년간 치른 수능 중 가장 큰 점수 차다.
난도 조절에 실패한 탐구영역은 이번 정시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자연계열 최상위권에서 큰 혼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성적대 수험생이 대부분 지원하는 서울대의 경우에는 과탐 두 과목 중 하나를 Ⅱ과목으로 요구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화학을 제외한 물리·생명과학·지구과학 등은 Ⅰ과목 표준점수와 백분위 최고점이 Ⅱ과목보다 낮았다.
이 소장은 “서울대 자연계열을 목표로 했던 수험생들이 다른 대학에 지원할 경우, 비슷한 성적대의 ‘Ⅰ+Ⅰ’ 조합을 선택한 수험생과 경쟁하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한 혼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인문계열 상위권은 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 활용 전략에 따라 합격선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지원하는 대학은 대부분 사탐 1과목 점수를 제2외국어 점수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 소장은 “제2외국어 활용이 득(得)이 되는 사례가 많아질 경우 판세가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년도 정시 결과 맹신 말아야
‘특색 없는 전형’. 201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을 특징짓는 표현이다. 전년도 정시모집 전형과 눈에 띄게 달라진 게 없어서다. 이 소장은 “이번 정시는 별 특색이 없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어쩌면 그게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정시 전형은 전년도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여느 때보다 더 참고할 수밖에 없어요. 자칫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이미 많은 수험생이 전년도 정시 결과를 보고 정시 전략을 짰을 거예요. 하지만 정시는 ‘대응의 영역’이에요.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요동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죠. 따라서 전년도 정시 결과를 참고는 하되, 맹신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정시 합격 확률 높이는 대응 팁(tip)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입시 사이트 온라인 모의 지원을 통한 가능성 확인과 꾸준한 실시간 경쟁률 점검 등이다. 그는 “이 두 가지는 자신의 경쟁 상대가 현 정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전략에 반영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정시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해해 자신의 전략에 적용해야 대입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집 요강·모집 인원 확인… 그 밖의 점검 사항
이 소장은 “그 밖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정시 전형에서 놓치는 게 많다”고 했다. 대표적인 게 지원 대학 모집 요강이다. 그는 “수험생 대부분이 성적 합격선 등 희망 대학의 단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지원하는데, 해당 대학의 모집 요강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자칫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예컨대 장학금 혜택이 있는 대학·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당연히 높아지는데, 성적만으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해 원서를 넣었다가 떨어지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고 했다.
모집 인원 변화도 점검해야 한다. 전년도 모집 인원 규모가 줄거나 늘었을 경우엔 경쟁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시 지원 전략은 ‘1승 1무 1패’ 형태로 정하지 말고, 재수 여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이 소장은 말했다. 그는 “재수 생각이 없는 경우에는 안정·하향 지원 형태로, 재수 또는 N수를 각오할 경우에는 상향·소신 지원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정 지원으로 판단한 대학에 일찌감치 원서를 빨리 넣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이 소장은 “앞서 언급했듯이 정시는 대응의 영역이다.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안정 지원’도 확신할 수 없다”며 “원서 접수 마감 직전까지 경쟁률 추이를 살펴, 지원 대학이 정말 안정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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