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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국어·영어·수학 영역은 전반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탐구영역은 ‘올해도 실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탐구영역 선택 과목 간 ‘난도 널뛰기’가 여전히 심각했기 때문이다.
◇탐구영역 과목 간 난도 ‘들쭉날쭉’
탐구영역 과목 간 난도 조절이 실패했다는 평가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2016학년도 수능 사회탐구(이하 ‘사탐’) 영역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는 6점. 같은 만점이라도 과목에 따라 점수 차가 최대 6점이 난다는 얘기다. 전년도 수능 사탐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는 4점이었다. 과학탐구(이하 ‘과탐’)는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무려 13점에 달한다. 전년도(6점)의 두 배가 넘는다.
난도 조절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탐의 경우 총 10개 과목 중 6개 과목의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으로 나타났다. 한국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법과 정치, 생활과 윤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당 과목은 하나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진다. 과탐은 물리Ⅱ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물리Ⅱ 1등급 비율이 무려 11.56%에 달해 한 문제만 틀려도 3등급으로 떨어진다.
◇과목별 난도 차도 심각
탐구영역 과목별 난도는 해마다 들쭉날쭉이다. 이번 수능 사탐 중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과목은 경제(69점)다. 전년도 경제 표준점수 최고점은 64점으로 가장 낮았다. 올해는 사탐 중 가장 어려웠고, 지난해에는 가장 쉬웠던 셈이다. 과탐 중에선 생명과학Ⅰ이 난도 조절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다. 이번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은 무려 76점이다. 만점자 비율이 응시생의 0.04%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웠다. 전년도 생명과학Ⅰ 표준점수 최고점은 71점이었다.
다른 과목에서도 ‘난도 널뛰기 현상’이 계속됐다. 전년도 수능에서 비교적 어렵게 출제됐던 세계지리(사탐)는 최고점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68점에서 올해 63점으로 떨어졌다. 같은 영역 생활과 윤리와 한국사도 마찬가지다. 각각 전년도 68점에서 64점으로, 67점에서 63점으로 내려갔다. 특히 한국사의 만점자 비율은 10.47%에 이를 정도로 쉬웠다. 과탐 영역 중에선 생명과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전년도(73점)보다 8점이나 떨어졌다. 지구과학Ⅱ도 전년도 71점에서 이번 수능에서 64점으로 7점이나 추락했다.
◇탐구 영역 난도 예측 어려워… 확실한 선택 기준 잡아야
탐구영역 난도 조절 실패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수험생들에게 돌아간다. 이종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과탐 난도 조절 실패로 인해 자연계열 최상위권에서 혼란이 일 수도 있다. 해당 성적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서울대는 반드시 Ⅱ과목을 응시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이번에 Ⅱ과목 표준점수 최고점이 Ⅰ과목보다 현저히 낮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보다 그 이외 대학을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단순 과탐 표준점수 합이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서울대 정시 전형에서 혼란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인문계열 중·상위권 학생들도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비교적 쉽게 출제된 사탐 6과목의 등급 커트라인이 상승하면서, 수시 전형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험생들 사이에선 “탐구영역이 매년 복불복”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예비 고3의 경우엔 입시 커뮤니티를 방문해 선택 과목을 추천해 달라는 글도 올리고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탐구영역의 난도는 매년 예측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탐구 영역 과목을 선택할 때 난도 예측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확실한 기준을 잡는 게 더 낫다. 그 기준의 첫째는 지원 대학의 탐구영역 반영 과목을 확인하는 것이다. 둘째는 학교 수업에 배정된 과목을 고르는 것이다. 탐구영역은 따로 공부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을 정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조선에듀] 탐구영역, 올해도 ‘난도 널뛰기’… 과탐 표점 최고점 차 ‘13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