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 정시를 말하다] 입시 전문가에게 듣는 정시 전략
①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2016학년도 대입(大入) 정시모집이 곧 시작된다. 다음 달 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표 배부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해, 원서접수 마감일인 12월 30일 마무리된다. 대입 성패를 좌우하는 이 기간에 수험생들은 어떤 정시 지원 전략을 짜야 할까. 입시 전문가들에게 ‘정시 공략법’을 물었다. 첫 번째 대상자는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김 소장이 말하는 ‘성적대별 정시 지원 전략’을 소개한다.
◇최상위권|수학 점수가 관건… 올해도 하향 지원 추세 이어질듯
이번 수능 체감 난도는 비교적 높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채점(이하 원점수 기준) 결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 지원 가능 점수는 지난해와 비슷했다. 진학사의 2016학년도 수능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인문계열 최상위권 지원 가능선은 서울대 387~393점, 연세대 376~391점, 고려대 377~390점으로 예상됐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은 서울대 368~394점, 연세대 362~393점, 고려대 362~390점이다. 해당 계열 최상위권이 많이 지원하는 소위 ‘의·치·한’은 365~394점으로 분포됐다. 의대는 367~394점으로 형성됐다. 치대는 377~386점, 한의대는 365~381점이다.
김 소장은 “이번 수능이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가채점 결과 최상위권 학생들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며 “그러나 ‘변별력 있는 수능’이라 하더라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대학명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하향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영역은 수학이 꼽혔다. 서울대는 수학 반영 비율이 각 영역 중에서 가장 높다. 인문계열·자연계열 모두 35%에 달한다. 연세대와 고려대도 국어·영어와 같은 반영 비율을 적용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각각 28.57%, 28.6%를 반영한다. 자연계열도 마찬가지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30%의 반영 비율을 책정했다. 대부분의 의대도 수학의 반영 비율은 30%가 넘는 편이다.
김 소장은 “계열별,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율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결국 최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문(門)은 수학 점수가 높은 학생에게 열릴 것”이라며 “특히 이번 수능에선 수학이 어려웠다는 평가도 많았기 때문에 수학 점수의 가치가 더 오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최상위권의 경우 변수는 지방 소재 의대와 소위 ‘인 서울’ 대학 특성화학과의 지원율이다. 김 소장은 “최근 일부 의대의 장학금 혜택과 취업이 보장되는 특성화학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게 관건”이라며 “원서접수 마지막 날까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과의 지원율을 꼼꼼히 확인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상위권|소신·하향 지원 하나씩 배치
생각보다 어려웠던 수능에 상위권에선 혼란이 심화됐다. 김 소장은 “이번 수능 가채점 결과, 백분위 상위 10% 이내의 2등급대 수험생들의 성적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수시 대학별 고사 참여율이 전년도보다 평균 6%가량 높아진 게 그 방증”이라고 했다.
상위권 수험생 역시 수학 점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 대부분의 수학 반영 비율이 국어·영어와 같거나 더 높은 편이다.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은 수학과 과탐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다. 수학·과탐 모두 30%를 반영한다.
상위권 수험생은 지원 대학의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반영률도 확인해야 한다. 김 소장은 “대부분의 상위권 학생이 간과하는 게, 수능 성적에만 초점을 맞추고 대학·학과를 정하는 것”이라며 “동점자가 나올 경우 학교 측이 학생부 성적을 반영해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고려대의 경우 1등급과 5등급 간 점수 차가 0.8점, 연세대는 1점, 한국대는 2.5점. 점수는 낮아도 1점차로 희비가 갈릴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정시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은 군 조합과 학과 선택이다. 김 소장은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군은 가·나군에 쏠려 있다”며 “이를 감안해 소신 지원과 하향 지원을 하나씩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위권|영역별 반영 비율 꼼꼼히 따져라… 교차 지원도 고려
중위권 수험생들은 타격이 더 컸다. 해당 성적대는 시험 난도에 가장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이번 수능이 다소 어려웠던 만큼, 중위권은 현재 정시보다는 수시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전형의 추가 합격자는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성적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342~368점, 자연계열은 341~368점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별 합격 여부를 가를 영역은 국어와 영어(인문계열), 수학과 영어(자연계열)다. 김 소장은 “중위권의 경우엔 계열별 해당 영역 반영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위권 학생들은 각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계열별로 좋은 점수를 얻어야 하는 영역에서 다소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더라도,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예컨대 숭실대 상경계열의 경우 수학과 영어 반영 비율이 35%에 달해, 국어 점수가 낮아도 수학 점수가 우수한 인문계열 학생이 도전해볼 수 있다. 홍익대 자연계열은 4개 영역 중 3개 영역만 본다. 필수인 수학과 과탐을 빼고 국어·영어 중 선택할 수 있다. 반영 비율도 33.33%로 같기 때문에 유리한 조합을 찾아서 지원해볼 수 있다”고 했다.
중위권 수험생은 교차 지원도 고려할 만하다. 김 소장은 “이 부분에 해당하는 건 주로 인문계열 학생들”이라며 “교차지원 가능한 학과들의 가산점이 적게는 3%, 최대 20%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허용 대학의 가산점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선에듀] 다소 어려웠던 수능… 성적대별 정시 전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