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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생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린 책은 ‘에우리피데스 비극’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도서관 도서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5년 서울대 학생들은 ‘한국사특강’을 가장 많이 대출했지만, 올해는 ‘아우리피데스 비극’을 가장 많이 빌려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에우리피데스 비극’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지칠 줄 모르는 탐구정신을 담고 있는 고대의 희랍희극을 엮었다. 코린토스왕 크레온과 메데이아, 그녀의 남편 이아손 등을 주인공으로 한 ‘메데이아’ 외 ‘히폴뤼토스’, ‘트로이아의 여인들’, ‘타우리케의 이피게네이아’ 등 9편의 비극이 담겨있다.
2005년 대출 상위 10개 도서 목록에는 ‘서양미술사’, ‘양자역학’ 등의 순수학술서가 순위에 다수 포함됐으나, 올해는 ‘에우리피데스 비극’, ‘소포클레스 비극’, ‘아이스킬로스 비극’ 등 고전 문학과 ‘감시와 처벌’, ‘정의란 무엇인가’와 같은 사회과학서적들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유기홍 의원은 “에우리피데스, 소포클레스, 아이스킬로스 등 그리스 3대 비극 시인의 작품이 5위 안에 모두 포함돼 있는 점이 이채롭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수학술서는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대출상위 10개 도서에 역사, 문학, 과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포함돼 있었지만 올해는 10권 중 9권이 문학․사회과학 도서들이었다.
특히 2005년 상위 대출 도서 10권 중 4권을 차지했던 과학학술서는 올해는 순위에 단 한 권도 포함되지 않았고, 순수학술서 중 ‘서양미술사’는 2005년 2위에서 올해 23위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서울대 도서관의 도서 대출 현황으로 시대에 따라 학생들의 독서 패턴이 크게 변화하고, 특정 분야에 집중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편식이 건강에 좋지 않듯 독서도 특정분야에 한정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선에듀] 올해 서울대생이 가장 많이 빌린 책은 ‘에우리피데스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