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서울대, 정부 연구비 수주 3년 연속 1위… 교수 논문 실적은 ‘글쎄'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10.05 15:41
  • [2015 국정감사]

    논문 게재 실적 1위 부산대는 연구비 수주 8위
    논문 게재 실적 2위 단국대는 20위 권 밖



    국가기관에서 지급하는 연구비가 서울대 등 특정 대학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수 논문 게재 실적이 높은 지방 소재 대학들은 중앙정부 연구비 수주 20위 권 내에 오르지 못하는 등 편차가 심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5일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 받은 대학 연구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223곳 가운데 서울대 등 20개 대학의 중앙정부 연구비가 전체(3조9744억 원)의 62%(2조46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 연구비는 한국연구재단을 포함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서 연구 과제를 통해 지원하는 연구비로, 2014년 4년제 대학 연구개발비 전체(5조 3147억 원)의 74.8%를 차지한다.

    지난해 가장 많은 연구비를 따낸 곳은 서울대였다. 전임교원 2300명에 연구비 4585억 원을 지원 받아 교수 1인당 연구비가 1억 9900만원에 달했다. 뒤로는 연세대(2365억 원), 고려대(1914억 원), 성균관대(1730억 원), 카이스트(1565억 원), 한양대(1547억 원), 경북대(1266억 원), 부산대(1181억 원), 포항공대(893억 원), 경희대(866억 원) 등 순이었다. 11위부터는 전북대, 전남대, 충남대, 이화여대, 건국대, 중앙대, 충북대, 울산대, 동국대, 강원대 순으로, 지방 소재 대학도 다소 눈에 띄었다. 2012년부터 450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따내며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서울대의 경우, 3년 연속 2위인 연세대와는 매년 2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한편 2012년 이후 3년간 연구비 수주 상위 20위 권 내에 한 번이라도 이름을 올린 대학은 223개교 중 22곳에 불과했다. 약간의 순위 변동만 있었을 뿐, 특정 학교들이 지속적으로 중앙정부 연구비를 독식해온 것이다. 또한 대학에 지급된 연구비와 교원의 연구력을 보여주는 ‘1인당 논문 게재 건수’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연구재단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를 기준으로 지난해 각 대학 교원의 논문 게재 실적을 살펴보면, 부산대가 1인당 10.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단국대가 9.1건으로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연구비 수주 순위에서 부산대는 8위에 랭크됐고, 단국대는 20위권 내에 오르지 못했다. 교수 1인당 논문 게재 실적으로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부경대(부산), 조선대(광주), 계명대(대구), 영남대(경북) 등 역시 중앙정부 연구비 지급 순위 20위 권 내에 들지 못했다.

    반면 연구비 수주 1·2·3위에 오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교수 1인당 논문 게재 실적이 각각 5·6·8위였다. 세 대학은 지난달 발표된 영국 QS 세계대학순위 ‘교수 1인당 논문 피(被)인용 수’ 항목에서도 200위권 내 랭킹에 그쳤다. 지스트와 포항공대, 카이스트가 해당 순위 항목에서 각각 세계 2위와 6위, 10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연구비 집중 현상은 특정 지역에서도 두드러졌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87개 학교의 연구비가 총 2조2225억원으로 전체의 약 56%를 차지하는데, 서울지역 52개 대학이 46.72%(1조8569억 원), 경인지역 35개 대학이 9.2%(3656억 원)였다.

    주요 학문별 연구비도 특정 대학에 편중됐다. 서울대가 공학과 농수해양학, 사회과학 분야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인문학에서는 고려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서울 소재 대학 집중 현상은 특히 사회과학과 인문학 연구비 배정에서 두드러졌는데, 사회과학과 인문학은 각각 전주대와 부산대를 제외하고는 상위 10위권 내에 모두 서울 소재 대학이 랭크됐다. 사회과학의 경우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경희대, 동국대, 중앙대, 전주대가 이름을 올렸고, 인문학은 고려대와 서울대, 연세대, 한국외대, 부산대, 이화여대, 동국대, 성균관대, 단국대, 한양대 등 순이었다.

    김태년 의원은 “특정 대학·지역에 연구비가 집중되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방 대학 교원들의 활약이 논문 등재 건수로 드러나는 만큼 정부가 균형 있게 연구비를 지급해 지방 대학이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