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학업성취도평가 성적 향상 우수高, 수능에선 성적 ‘하락’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09.30 16:21

  • 2012년 향상도 우수高 19교 가운데 국어 13곳, 수학·영어 14곳
    2014학년도 수능서 성적 떨어져


    2012년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이하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적 향상 우수 학교로 선정된 고등학교의 학생들이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는 오히려 성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부터 학업성취도평가를 실시한 후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교육부 주장과 전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3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전달한 자료에 따르면, 2012학년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적 향상도 우수’ 평가를 받은 고등학교 학생들이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백분위 평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는 19개교 중 13개교, 수학과 영어도 각각 14개교가 백분위 평균이 낮아졌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경북지역에 소재한 C고등학교의 경우 2012년 국어 과목 학업성취도평가에서 향상도 8.52%로 전국 3위를 기록했지만, 같은 학생들이 1년 후에 치른 수능시험에서는 백분위 평균이 41.27%에서 29.74%로 11.53%p나 하락했다. 충남에 소재한 G고등학교도 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국어 과목 향상도 5.68%로 7위에 올랐지만, 수능에서 국어 백분위 평균이 28.46%로 2012년 36.11%보다 7.65%p 하락했다.

    수학 과목 격차는 더욱 심했다. 충남 ㉮고등학교는 2012년 수학 과목 학업성취도평가에서 18.84%의 향상도를 보여 전국 1위를 기록했지만, 2012학년도 수능(34.7%)과 2014학년도 수능(24.97%)을 비교해보면, 백분위 평균이 9.73%p 내려갔다.

    울산지역에 소재한 ㉴고등학교의 경우 학업성취도평가에서 12.98%의 높은 향상도를 보였지만, 정작 수능에서는 2012학년도 46.35%에서 2014학년도 35.37%로 오히려 백분위가 10.98%p 내려갔다.

    영어과목에서도 백분위 하락세는 뚜렷했다. 경북에 소재한 ㉠고등학교의 경우 2012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향상도 15.13%로 전국 최고로 꼽혔지만, 수능에서 영어 백분위 평균은 2012년 40.01%에서 23.51%로 16.50%P 내려갔다.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학력 향상도가 높게 나타난 대다수 고등학교는 타 학교에 비해서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어 과목의 경우 향상도 상위 19개교 중 8개 학교가 같은 지역 내 고등학교보다 백분위 평균이 낮았고, 수학 과목은 19개교 중 15개교가 지역내 고등학교보다 백분위 평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는 19개교 중 16개교가 지역 내 고등학교 백분위 평균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에서 18.84%로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향상도를 보인 충남 ㉮고등학교는 같은 지역 내 고등학교에 비해 26.22%p나 수능 백분위 평균이 낮았다.

    유은혜 의원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높은 향상도를 보인 학교가 수능에서는 타 학교보다 매우 낮은 성적을 보여 학업성취도평가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더불어 성적 향상도에 대한 신뢰도도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그간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한 성적 향상도는 시·도별로 특별교부금을 배분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정도로 ‘초·중등교육 지표’가 돼왔다”며 “학업성취도 평가 과정에서 점수를 높이기 위해 학교 단위에서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거나 부정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등 문제가 있는 만큼 평가 신뢰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