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자녀, 수학 발표력 키우는 방법
기사입력 2014.03.07 10:11
  • “숫자 ‘5’와 ‘색종이’, ‘종이학’ 단어를 사용해 수 이야기를 만들어 글로 써보고 이야기해보세요”

    위 내용은 초등학교 1학년 수학 문제집에 나와있는 첫 단원에 해당하는 서술형 문제다. 앞으로 초등학교 수학 과목에서는 위 문제처럼 학생이 이해한 수학 개념과 원리를 창의적인 방법으로 표현해 내도록 유도하고,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보거나 추론할 수 있는 것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글로 쓸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 함양을 위한 다양한 수업 활동을 하게 된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내 아이가 이런 수학적 표현활동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면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자.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아이들은 부모나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듣는 과정을 좋아한다”며 “학교가 아닌 집이라는 공간에서 가족들과 의견을 주고 받다 보면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커가고, 본인이 생각한 사고를 조정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내 아이가 새로운 수학 교육 방식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감과 발표력을 키우고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아본다.

    ■ 다양한 생각 불러일으키는 질문 자주 할 것

    많은 학부모가 평소 아이의 말이 어눌하다거나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 글쓰기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한다. 사실 수학 교육에서 스토리텔링이나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해졌다고 하여 국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산이다. 수학에서는 단순히 글을 잘 쓰고 장황하게 말하는 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학적 용어를 정확히 표현하는지,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지를 중시한다. 평소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가 명확한 근거자료가 있거나 자신의 의견이 정리되면 오히려 더 또박또박 잘 설명하기도 하고, 부끄럼이 많은 아이라도 자유롭게 표현하는 환경에 익숙하다면 설명할 때는 잘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집에서 아이들에게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어떻게 알게 됐어?”,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등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되짚어보거나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볼 계기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런 질문들은 적극적인 사고와 능동적인 학습을 자극하게 한다. 단 아이의 지식수준과 범위 안에서 사고가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하는 것이 좋고, 이미 대답한 것을 물어보는 불필요한 질문이나 아이의 논리적 사고를 막는 막연한 질문, 어려운 질문은 피해야 한다.

    ■ 가족, 친구들에게 설명하고, 경청할 것

    아이가 공부한 수학 개념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아이가 생각한 것을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설명해보게 하는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알게 된 것을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개념과 원리를 잊어버리지 않게 되고, 그 원리가 나오게 된 배경이나 과정도 알게 된다. 설령 설명을 잘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 앞에서 설명하거나 발표하는 경험은 매우 큰 자산이 된다. 처음에는 당혹스럽거나 부끄러워하지만, 발표를 다 하고 나면 모르는 부분을 깨닫게 되고, 끝까지 해냈다는 점에 만족감과 자신감을 갖게 된다.

    아이가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설명과정에 가치를 부여하고, 작은 부분이라도 발전된 부분이 있다면 칭찬해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기초적인 이해능력이 부족해 이야기를 잘 못한다면 옆에서 부모가 힌트나 단서를 주며 도움을 주는 것도 좋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한 단계씩 문제해결을 위한 말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성취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집중하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는 연습도 수학적 의사소통능력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다. 정답을 이미 알고 있다 해도 설명하는 친구의 사고과정을 따라가면서 자기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돌아볼 수 있고 확고하게 된다. 설명이 부족하거나 발표를 잘 하지 못해 고군분투하는 친구 모습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자신 역시 서툴러도 도전해 보겠다는 용기를 갖기도 한다.

    논리적인 발표력 뒤에는 쉬운 문제라도 풀이과정을 쓰고 설명하는 연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아이들이 풀이과정을 쓰는 것이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려 싫어한다. 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쓰기가 싫어지는 법. 집에서 시간을 충분히 주고 쓰는 연습을 하도록 한다. 풀이 과정이 일부 빠졌다거나 덜 쓴 부분이 있다고 해서 다그치지 말고 칭찬과 보상으로 쓰기 연습을 조금씩 늘려나가도록 한다.

    ■ 다양한 체험, 폭넓은 독서는 필수

    말을 잘한다고 하여 수학시간에 발표를 잘할 수 있을까? 조경희 소장은 “수학에서의 대화와 표현은 각자의 경험과 사고의 과정에서 쏟아내는 아이디어들”이라며 “다양한 경험과 독서, 지식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수학적 표현력과 사고력이 넓다”고 설명했다.

    표현력과 발표력 등은 쉽게 익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 때부터 수학 개념과 원리를 알고 난 후 글로 표현해보고 설명을 해보는 활동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선생님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도록 노력하고, 자신의 답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창피함을 갖지 말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조 소장은 “문제풀이식 수학 학습에 지친 아이들이 오히려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는 수업을 더 좋아하고 즐긴다”고 설명했다.

    폭 넓은 독서활동도 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배우는 수학교과서에 생활 속 이야기나 동화를 인용하여 매 단원이 전개되는 만큼 다양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해당 단원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데 유리하다.

    시매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