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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떠 있는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수능만을 바라보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결승점을 통과한 마라토너의 마음이 이러할까? 마지막 문항의 답을 마킹하는 순간 성취감과 함께 피로감, 해방감 그리고 왠지 모를 허무함이 밀려온다.
수능이 완전히 끝나고 시험장 문을 나가며 ‘끝났으니 이제 마음껏 놀아야지’라는 생각을 갖겠지만, 수능은 대학입시의 중간기착지일 뿐이다. 수험생들에겐 아직 대학별고사, 수시2차, 정시가 남았다. 이제 본격적인 입시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 수능 후 가채점, 단순 합은 주의해야!
수능이 끝나면 우선 가채점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수능 원점수 합과 예상등급 및 백분위 성적을 파악할 수 있다. 수능 전에 지원했던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는가를 확인하고 대학별고사응시 여부와 수시2차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미 수시에서 6번 모두 지원한 수험생의 경우 가채점 성적이 목표보다 잘 나왔다면 정시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가채점 성적이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경우에도 대학별고사를 응시하지 않고 정시에 집중해야 한다. 다만, 1~2문항의 실수로 가채점과 실채점 결과가 달라져 등급과 백분위가 달라질 수 있으니 가채점에 신중해야 한다.
그 외의 경우라면 수시2차를 고민해 볼 수 있다. 가채점으로 확인한 원점수합과 백분위합으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범위를 찾아보자. 이를 수시에 지원한 대학과 비교해보고 수시와 정시 중 유리한 쪽을 따진 후 대학별고사의 응시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목표대학의 수능활용지표와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라 정시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단순 원점수합 또는 백분위합에 의존해 판단하기보다 대학의 성적 반영방법에 따라 점수를 환산해주는 모의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아직 수시 지원기회가 남아있는 수험생은 정시에 지원 가능 대학을 파악해 수시 2차 모집 대학과 비교해 봐야 한다. 수시 2차 모집 대학 중 목표로 하는 대학이 있고, 대학의 수능최저조건을 만족한다면 학생부 성적이 낮더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수능 후 원서접수를 실시하는 대학은 가천대 학생부우수자, 건국대 수능우선학생부, 숙명여대 학업우수자,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 전형 같은 학생부 100%전형 또는 적성고사 전형이 많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정시를 쓰기로 결정한 수험생은 지원할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는 모험지원, 소신지원, 안정지원 대학으로 군별로 3개 정도의 대학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희망대학을 선택했으면 선택대학의 정시모집요강을 수능시험 보듯 자세히 읽어야 한다.
모집요강을 읽는 것으로 전형에 따른 유・불리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집중할 군과 성적발표 후 최종 지원할 대학을 판단하는 등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지원전략을 학부모나 본인이 직접 세우기 쉽지 않다면 입시설명회 등에 참석해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이다.
□ 마지막 기말고사 무시했다가 큰코다쳐!
정시는 수능이라는 생각에 기말고사를 대충 치렀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정시에서는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반영되기 때문이다. 일반학생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학생부를 50%이상 반영하는 대학은 48개교, 40%이상~50%미만을 반영하는 대학은 42개교, 30%이상~40%미만 반영하는 대학 48개교이다.
가군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나군 서강대 등은 우선선발에서는 수능 100%로 선발하지만 일반선발은 학생부 성적을 반영한다. 물론 반영하는 과목 수가 적고, 등급별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수능에 비해 영향력은 적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경우 소수점 이하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학생부 성적을 무시할 수 없다. 목표 대학의 모집요강을 분석해 반영하는 교과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은 “보통 수험생들은 수능시험이 어려우면 점수가 낮다는 불안감에 하향지원하고, 쉬우면 변별이 안됐다는 불안감에 하향지원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학입시는 수능의 난이도가 아닌 수험생 간의 상대적 위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수능 난이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의 위치를 빨리 파악하고 올해 지원패턴 등 입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열쇠다.”라고 말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김희동 소장
수능 끝, 대학입시의 서막을 알리는 팡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