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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편향 논란에 휘말린 교학사 교과서와 관련, 양철우(88) 교학사 회장이 교과서 출간을 최종 결정하기로 하고 입을 열었다고 중앙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앞서 교학사 교과서는 지난달 30일 검정 통과한 뒤 아들 양진오(49) 대표가 살해 협박 전화까지 받는 등 논란에 휩싸였다.
양 회장은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과서는 저자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사상, 그리고 교수법이 담기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논쟁은 저자의 몫이다. 출판사는 원고를 책으로 인쇄하고 이를 보급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양 회장과 양 대표 등 교학사 경영진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교학사 사옥에서 이명희 교수 등 한국사 교과서 필진과 만나 ‘출판 포기’를 논의했다. 하지만 저자들은 “교학사에서 포기한다면 다른 출판사들도 다들 부담을 느낄 거다”라며 출판 강행을 주장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교학사는 15일 교과서를 내는 쪽으로 최종 입장을 정했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세계는 저만치 가고 있는데 혹여 우리만 해묵은 이데올로기 논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보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양 회장은 지난 63년간 출판일을 해온 '출판계의 산증인'이다. 충남 강경상고를 졸업한 양 회장은 작은 출판사에서 일을 배우다 서울 소공동 상공회의소 사무실을 빌려 초등학생 수련장을 만들었다. 6·25 전쟁 중 대구로 피란가 '대입 종합수학 완성'을 찍어냈다. 휴전 후 장준하 선생의 '사상계' 인쇄를 시작으로 초등학교 '표준전과', 중학교 '필승 시리즈', 고교 '파우어 시리즈', '한국사대사전' 등을 펴냈다.
이런 양 회장이 교과서 출간 포기를 검토했던 건 이번 검정이 다른 과목 교과서 48종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교학사로는 어쩔 수 없는 고민이었다. 주요 사업인 참고서가 EBS 강의 등에 밀리면서 지난 7월엔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교과서는 교학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양 회장은 중앙일보에 “나의 출판 철학은 국민 계몽과 지식 함양이었다. 60년 넘게 출판계에 있으면서 돈보다 그걸 중요시했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지적으로 보다 성숙해졌으면 한다”고 했다.
63년 출판 외길 양철우 교학사 회장 "우리만 해묵은 이데올로기 논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