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진로독서교육의 핵심은 멘토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08.16 14:16
  • 2016년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도입됨에 따라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대표적인 진로탐색 방법이 ‘위인전 읽기’를 꼽았다. 위인전 전집 세트를 구매해서 신사임당, 이순신 등 옛 위인들의 업적을 읽으며 꿈을 키웠던 것.

    지금처럼 진로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지 않았고, 방법 또한 다양하지 않았기에, 위인전을 읽는 것이 최선의 진로탐색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고, 환경 또한 너무 달라졌다. 이것이 독서를 통한 진로탐색 교육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다.

    이제 과거 위인들의 전기를 읽는 것은 진로교육보다 인성교육에 가까워졌다. 진로를 탐색하는 개념보다는 위인들의 윤리적, 도덕적 자세와 태도들을 배울 수 있는 인성교육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럼 21세기 현 시대에 맞는 진로교육은 무엇일까?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독서를 통한 21세기 진로교육법’에 대해 소개한다.

    MAN TO MAN, 멘토 형식으로 바뀌는 진로교육
    21세기의 진로교육은 멘토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진로탐색에 있어 나의 롤 모델이 먼 과거의 인물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로 바뀌고, 멘토의 세미나를 참석하거나, 메일을 주거 받거나, 멘토가 쓴 글을 읽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유는 시대에 따라 직업군이 달라지고, 시대를 이끄는 사람의 직업도 바뀌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서 시대를 이끄는 직업이 장군이었지만, 지금은 ‘장군’을 장래희망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소수에 불가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존인물을 나의 멘토로 잡고, 진로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지금은 멘토를 찾고, 직접 만나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진로탐색을 하는데도 좋은 환경이다. 예를 들어, 파일럿이 꿈이라면 ‘공사’에서 근무하는 사람 또는 실제 항공사에서 파일럿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멘토로 삼아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리 주위에서도 멘토를 찾을 수 있다. 진로는 직업탐색은 물론 대입진로 또는 인생진로 등 다양한분야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 친한 형 중에서 내 고민을 털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학교생활 또는 가까운 미래(입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멘토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꿈꾸고 있는 직업이 있다면 그 직업 군에서 성공한 인물 혹은 존경 받을 만한 인물이 직업의 멘토가 될 수 있다.

    멘토형식의 진로교육에서 주의할 점
    하지만 21세기 진로교육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우리 멘토들의 인생이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롤 모델 또는 멘토이기 때문에,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또한 본받을 부분이 많아 롤 모델로 설정했다고 해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안 좋은 일에도 휘말릴 수 있는 일. 그러므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진로교육을 진행할 때는 결과보다는 그 사람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점이나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정도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21세기 진로교육을 반영한 ‘독서 진로탐색’ 방법
    독서를 통한 진로탐색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한 인물을 통해 직업과 직업의식을 알 수 있는 ‘전기’를 읽는 방법과 직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비문학’을 읽는 방법이다. 교과서는 요약본과 같은 것으로 정보가 압축되어 나와 있으므로, 비문학을 통해서 더 자세히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만약 환경운동가에 관심이 있는 아이라면 유엔과 환경 단체가 정한 환경 기념일을 통해 환경에 대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책 <두 달 환경 달력> (임정은 글, 길벗스쿨)을 읽음으로써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다. ‘그럼 언제부터 비문학을 읽으면 좋을까요?’라는 물음에는 아이가 그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

    의사를 꿈꾸는 아이인 경우, 아이의 가족 혹은 친척 중에 의사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아이는 이미 전기를 읽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접했을 것이다. 이런 아이는 직업에 대한 탐색이 어느 정도 되어 있기 때문에, 비문학을 통해 정보탐색에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의사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자세하게 모르고, 유명한 의사가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 정도라면 먼저 전기를 통해 의사인 한 인물의 인생을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멘토들의 전기 추천
    <초등 저학년>
    1) 왕가리 마타이 (프랑크 프레보 글, 문학동네 펴냄)
    그린벨트 운동을 이끌며 아프리카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민주주의의 싹을 틔워 2004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의 삶을 다룬 그림책이다.

    2) 참 이상한 사장님 (이지현 글, 웅진주니어 펴냄)
    일제강점기에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제대로 일할 수도 없던 때, 제약기업을 세워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들에게 품질 좋은 약을 보급한 기업가 '유일한' 사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등 중학년 
    1) 어린이를 위한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정란희 글, 크레용하우스)
    반기문 총장이 어려운 환경을 이기고 어떻게 자신이 목표한 바를 이루어 나갔는지, 유엔사무총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알 수 있다.

    2) 제인 구달의 내가 사랑한 침팬지 (제인 구달 글, 두레아이들)
    UN의 '평화의 메신저'로 임명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 평화와 지구의 모든 종(種)의 평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환경ㆍ평화운동가 제인 구달의 열정을 알 수 있다.

    초등 고학년
    1) 나는 어떤 어른이 될까요? (한경심 글, 토토북)
    미술가 임옥상, 시인 신경림, 뮤지컬 기획자 박칼린 등 각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땀과 눈물과 웃음으로 걸어온 멘토들의 알찬 삶을 소개하는 책이다.

    2) 여자가 세상을 바꾸다 세계편 (유영소 글, 교학사)
    기업가 아니타로딕, 그린벨트 운동을 이끈 왕가리 마타이, 세 번이나 노르웨이 수상을 지낸 그로 할렘 브룬틀란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나는 여섯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다. 

    <중학생>
    1) 프랑클린 자서전 (벤저민 프랭클린 글, 김영사)
    독립선언문과 미국 헌법의 기초를 마련하는 등 수많은 업적을 이룬 프랭클린의 자서전으로 오늘날까지 미국과 전 세계의 젊은이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책이다.

    2)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김성수 글, 봄나무)
    한국의 간디라고 불리며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주인공이 살아온 진실하고 흔들림 없는 삶을 통해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바른 삶인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2016년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는 등 진로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는 요즘, 독서를 통한 진로 교육도 현 시대에 맞게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의 인물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을 멘토로 잡고 진로탐색을 시작하면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정보를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