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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문(19·서울)군은 지난해 수능을 망친 후 곧바로 재수를 결심했다. 그의 선택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모 재수종합학원(이하 ‘종합반’). 당시만 해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기 때문에 학원별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져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종합반이 가장 무난하다"는 주위 추천만 듣고 학원을 골랐다.
'독하게' 공부한 덕분에 실제로 성적은 많이 올랐다. 지난해 거의 모든 영역에서 평균 2·3등급을 받았던 김군은 사전채점 결과, 올해 '전 영역 1등급'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재수할 때 제일 중요한 건 '관리'인 것 같아요. '또 떨어지면 어쩌지?'란 불안감이 사라지질 않고 잠시만 방심해도 나태해지기 쉽거든요. 종합반에 다니면 꽉 짜인 시간표대로 움직이게 되고, 담임 선생님이 출결 관리부터 상담까지 해주시니까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
◇강사 기량 '최고 수준'... 수강료도 비교적 저렴
김군의 말처럼 종합반의 최대 장점은 '안정감'이다. 고 3 때와 엇비슷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어 아무래도 혼자 재수를 준비할 때보다 불안감이 덜하다. 대부분의 종합반 수업은 오전 8시에 시작돼 오후 4시에 끝난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대부분의 수험생이 밤 10시까지 학원에 남아 자율학습에 참여하므로 외부 유혹에 흔들릴 여지도 적다.
성적이 비슷한 학생끼리 반을 구성해 공부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강사도 학급 수준에 따라 강의 난이도나 진도를 조절하므로 수업 효과 역시 좋은 편. 반별 담임교사가 배정돼 학교 담임과 같은 역할을 맡아주는 점도 미덥다. 학원 시간표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므로 학습 계획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높은 강사진 수준은 종합반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김명준 강남대성학원 부원장은 "종합반은 재수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학원 유형이어서 대형 학원에선 우수 강사진을 재수 정규반에 우선 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강사 수가 많아 과목별 질의응답이 수월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학원에 축적된 입시 정보나 진학 지도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어 대학 진학 전략 수립에도 유리하다.
기숙학원에 비하면 수강료는 비교적 저렴하다. 학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월 70만원에서 90만원 사이다. 일부 학원은 성적 우수자(혹은 성적 향상자)를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므로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수강료는 월 50만원 미만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
◇분반 가능한 규모 택해야... 슬럼프 극복 '주의'
매년 평균 15만 명에 이르는 수험생이 재수를 선택한다.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가 종합반을 선택한다. 그만큼 종합반의 장점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박승동 서초메가스터디 원장은 "종합반은 어떤 학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적 향상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종합반 선택 시 가장 유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가 '규모'입니다. 수준별로 학급을 편성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규모가 작은 학원은 분반 자체가 어렵거든요. 일부 학원의 경우, 특정 과목 반을 아예 개설하지 않거나 시간표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본인 수준에 맞는 학급 선택이 가능한 학원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1년간 동고동락하다 보니 서로에게 '악영향'을 주는 일도 있다. 김용문군은 "친구들과 친해지면 아무래도 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8월 말쯤 되면 슬럼프에 빠지는 친구가 하나둘 나타납니다. 공부도 잘 안 되고 불안하니 친구들과 잡담하다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거죠. 그 시기를 얼마나 잘 넘기느냐에 재수 생활의 성패가 달려 있어요. 실제로 슬럼프 극복 여부에 따라 대학 진학 성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
"재수생활이 불안하다면? 안정적인 재수종합반!"
김구용 조선에듀케이션 기자
kky902@chosun.com
내게 맞는 재수학원은? <中>'재수종합학원' 편
-고3 생활의 연장... 안정적 환경이 장점
-본인 수준에 맞는 곳으로 택하는 게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