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예술고 당장 내년 개교인데…안내전단 ‘한 장’에 정체성도 ‘모호’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3.31 14:47
  • 세종예술고등학교 조감도 /세종시교육청 제공
    ▲ 세종예술고등학교 조감도 /세종시교육청 제공
    예술교육의 확대를 위해 세종특별시가 2013년부터 설립을 추진한 세종예술고등학교(가칭ㆍ세종시 나성동 소재)가 당장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지만 세부 학교 안내와 입학 정보 등에 대해서는 ‘깜깜’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세종시교육청은 세종예술고 조감도와 ▲학과 ▲학급 수 ▲모집정원 ▲모집일정 등의 2018학년도 기본 입시전형계획 내용이 담겨 있는 ‘세종예술고 개교 안내’ 홍보지 한 장을 언론에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세종예술고는 지성·예술적 재능을 갖춘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내년 3월 1일 개교하는 '예술계 공립 특수목적고'다. 각 학년당 음악과, 미술과, 실용음악과, 공연예술과 등 총 4개 학과로 구성된다. 학과당 20명씩 모두 80명(세종시 50%+ 전국단위 50%)을 뽑는다. 특히 세종시에서 학생모집 비율 중 절반(40명)을 선발하는 만큼 세종시 학부모의 관심이 많은 상태다.

    그러나 정작 세종시교육청은 학부모의 이러한 관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31일 세종시교육청이 발표한 총 32페이지 분량의 ‘세종특별시 2018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에 세종예술고에 대한 설명이 겨우 한 줄 뿐이라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아래 사진 참조>.
  • 세종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세종예술고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담당자에게 몇 번이고 전화를 해도 들려오는 답은 ‘일주일 출장 중’이라고만 하더라. 원래 장학사들이 이렇게 출장을 오래가나요”라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실기고사는 어떻게 치러지는지, 대외활동은 입학 성적에 몇 프로 반영되는지를 물어볼 (세종시교육청) 공무원이 없다”고도 했다.

    세종시 내에 이미 예술계를 운영 중인 고교와의 차별화도 과제다.  그러나 ‘세종예술고 개교 안내’ 홍보지만으로는 뚜렷한 차별성을 찾을 수 없었다. 세종예술고가 기존의 학교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학생 수용, 학사운영 등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역효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세종예술고가 내거는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혼합형 학교’라는 캐치프레이즈도 모호하다. 세종시교육청이 지난해 1월 진행한 예술고 교육과정 관련 선호도 결과 '순수예술과 실용예술을 혼합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45.6%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세종시교육청은 세종예술고를 혼합형 학교로 설립 추진한 것. 그러나 홍보지 내용만으로는 세종예술고의 교육방향과 정체성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세종예술고에 대한 입학 세부 전형을 7월까지는 확정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학교 세부 운영 계획)은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로는 발표한 홍보지를 참조하라”고 선을 그었다.

    세종예술고는 2013년 8월 교육부 중앙 투융자심사위원회에서 승인받아 추진됐으나, 2015년 1월 감사원에서 설립 타당성에 대한 감사가 들어감에 따라 설립이 보류됐다. 같은 해 7월 말 감사결과 지적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까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