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문명고'… ‘신청 철회 시위’ 계속돼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2.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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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문명고(경북 경산)가 당초 신청을 철회할지 관심을 끈다. 학교 측은 학생과 학부모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학부모에게 "23일까지 말미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국정교과서 사용을 위한 연구학교를 신청했던 경북지역 3개교 가운데 오상고는 학내 반발로 신청을 철회하고, 경북항공고는 심의에서 탈락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문명고는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23일까지 결론을 유보한 상태다. 이 학교마저 신청을 철회하면 연구학교 신청은 '전무'하게 되는 셈이다.

    문명고 연구학교 신청에는 교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명고는 지난 14일 학교운영위원회(학교운영위)에서 연구학교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애초 학교운영위에서 2 대 7로 부결되자, 교장이 학부모들을 설득해 5 대 4로 안건을 통과시킨 것이다. 게다가 연구학교 신청서에 교장 직인도 찍지 않고 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 졸업생들까지 대대적인 반발에 나섰다. 이 학교 1,2학년생 250여명은 지난 17일 오전 학교운동장에 모여 '연구학교 신청 과정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의견을 무시한 만큼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국정교과서 철회를 주장하는 서명운동도 벌이고 있다. 문명고 학생들은 20일까지 재학생 4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학교 지정 철회’ 서명을 받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청원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문명고 학생회는 “20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부모들이 여는 집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육부 역시 문명고의 연구학교 승인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당초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가 한 곳도 없더라도 보조교재 형식으로 원하는 학교에 무상 배포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경북도교육청은 17일 연구학교 심의 결과와 관련해 함구로 일관, 논란을 부른 당사자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