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최종 2곳만 지정될 듯… '후폭풍' 여전
신혜민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7.02.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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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DB
    올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 교재로 쓰겠다고 신청한 오상고(경북 구미)가 외부 단체 압박과 학내 반발 등을 이유로 신청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로써 연구학교 신청은 총 3곳에서 경북항공고(경북 영주)와 문명고(경북 경산) 등 2곳으로 줄었다.

    16일 경북도교육청과 전교조 경북지부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이날 경북교육연구원 회의실에서 경북항공고와 문명고, 오상고 3곳이 제출한 신청 공문, 서류 등을 검토했다.

    이 가운데 오상고는 같은 날 오후 늦게 연구학교 지정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으로 거센 반대가 이어지자 학교 측이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구미참여연대와 전교조 등은 오상고 정문 앞에서 '독재를 정당화하는 국정화 교과서 반대한다', '연구학교 추진 즉각 중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오후엔 재학생 100여 명이 학교 운동장서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신청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박기원 교장은 전체 교원 회의를 통해 "이렇게 파장이 클 줄 몰랐다"며 철회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항공고와 문명고에서도 신청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경산 문명고를 찾아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전교조 회원 10여명은 14일과 15일에도 경북항공고 앞에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학교 홈페이지 내 열린 게시판에는 국정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찬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항공고의 경우 지난 10일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650여 건이나 올라왔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을 믿고 아이 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에 맡겨 왔는데, 이번 일을 통해 그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며 “올바른 역사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학부모의 의견을 존중해 슬기롭게 해결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0일께 최종 선정학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희망 학교에 한해 국정교과서를 보조교재로 쓸 수 있도록 ‘무료 배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