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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식석상에서 '촛불집회 학생 비하' 발언으로 주의조치를 받은 박성민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부단장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이 학교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은 정치적 음모에 의해 이뤄졌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곽일천 교장<사진>이 지난 7일 종업식에서 1시간 동안 “대통령 탄핵은 객관적 근거나 법적 절차를 안 지키고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당시 동영상을 보면, 곽 교장은 토론회를 열어 "탄핵 사건을 처리하는 우리 사회는 정의로움이 사라졌거나 부족하다"며 "지극히 법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블릿 PC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는 밝혀지지도 않았음을 살펴봐야 한다"며 "언론의 주장에 피해를 보는 피고 쪽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 균형 있게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와 같은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또 그는 "국회가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엄중한 일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처리했다"며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여 적법한 절차나 객관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전에도 곽 교장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법치주의를 훼손한 탄핵의 문제점', '법 위에 군림하는 분노한 민심', '비논리적이고 규정 어긋난 탄핵심판' 등의 정치적 성향의 글을 게재해왔다. 또한 2014년 뉴라이트 계열 필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서울에서 유일하게 채택했고, 작년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친일인명사전의 학교비치를 거부한 바 있다.
해당 교장의 발언을 놓고 교원이 정치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말미 질의응답 시간에 해당 학교의 한 재학생은 "학교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느냐"며 "사석에서 들었던 내용을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것 또한 옳은 것이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해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학교의 장이라는 권력을 이용한 일방적인 이념 주입이다", "민주시민을 양성해야 할 학교에서 이념주입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교사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편에서는 토론회였던 만큼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자유롭게 의견이 오갈 수 있는 것이 토론회 아니냐"며 "교장의 연설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질의응답도 이어졌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고교 교장이 '탄핵은 정치적 음모'라고 훈화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