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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에 지장 주는 대표적인 질환 '축농증']
고교 1학년 김하늘(16·가명)군은 수업·학습 집중력이 또래보다 약한 편이다. 누런 콧물과 심한 코막힘을 유발하는 축농증 때문이다. 김군은 “종일 코막힘이 신경 쓰인다. 시도때도없이 코를 푸는 것 같다. 그래도 답답하다. 누런 콧물이어서 잘 안 나오는 듯하다. 머리도 자주 아파서, 두통약을 달고 산다. 온 신경이 코 쪽에 쏠려 있으니, 당연히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들리고 교과서·문제집에 쓰인 글도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했다.
축농증은 비강(鼻腔·코 안)에 공기로 차 있는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농(膿·고름)이 고이게 되는 질환이다. 부비동염으로도 불린다. 축농증은 증상 발생과 지속 기간에 따라 나뉜다. 김동영(49)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증상을 보이고 병으로 발전하는 데까지 4주 이내라면 급성(急性), 4주에서 12주 사이이면 아급성(亞急性·급성과 만성의 중간), 12주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만성(慢性)으로 진단한다”고 했다.
어린이·청소년 학습에 지장을 주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도 꼽힌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축농증 연령대별 건강보험 진료 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축농증 진료 인원은 578만5000여 명. 이 중 10대 이하는 256만여 명으로, 전체 축농증 진료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43.8%를 차지한다.
축농증 발병의 주범은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이다. 김 교수는 “정상 상태에서는 비강과 부비동 사이의 연결 구멍인 ‘부비동 자연공’을 통해 공기가 오가는데,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이 발병했을 때에는 부비동 자연공 주위의 점막이 부어올라 환기가 이뤄지지 않고 점액의 정체도 생긴다”며 “이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을 경우 부비동 내에 고여 있던 점액도 농으로 변하고 세균도 증식해 점점 악화한다. 그게 바로 축농증”이라고 했다.
축농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누런 콧물, 후비루(콧속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 코막힘 등이다. 권태감을 느끼고 졸음증도 동반된다. 급성 축농증이라면, 두통·치통·발열 등도 생길 수 있다.
학습을 해야 하는 어린이·청소년 입장에선 만성화가 더 큰 문제다. 김 교수는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경우엔 누런 콧물로 인한 답답함·불쾌감,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에 장애를 느끼는 비폐색, 코막힘으로 인한 두통과 안면부 압박감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며 “이는 집중력과 학습 능력 저하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요인들이다”고 했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축농증을 앓는 환자들의 치료 전후 인지기능을 검사했는데, 치료 후 환자들의 인지기능이 눈에 띌 정도로 향상됐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린이·청소년의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축농증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약물치료(비수술 치료)와 수술 치료다. 김 교수는 “약물치료의 경우엔 급성·만성 등 유형에 따라 항생제 혹은 항염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사용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며 “수술 치료도 수술 후 꾸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일정기간 적절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전문적인 치료 외에 개인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축농증 환자는 부비동 점막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다. 평소 생활하는 공간이 건조하면 그 기능은 더 떨어진다. 따라서 습도 유지가 관건이다. 점막이 건조하지 않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축농증이 심환 청소년 환자들의 경우엔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비강세척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안전한 치료 방법으로 꼽을 수 있으니 이를 이용해 콧속 분비물을 지속적으로 배출해주면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금요일 | 학습력 높이는 건강 플러스] ③축농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