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한양대 등 16개 대학 입시설명회 현장, 화두는 ‘학종’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7.19 11:56


  • “학종(학생부종합전형)의 긍정적 측면은 분명히 있습니다. 고교 현장이 말해주죠. ‘애들 표정이 밝아졌다’고들 해요. 입시용으로 매몰된 공부(내신)뿐 아니라 동아리 등 비교과에도 전념 할 수 있는 대입 제도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봅니다.”(서강대 입학팀 관계자)

    빗줄기가 흩뿌리던 16일 오후 2시, 서울 명지고 정문 앞은 진입하려는 차들로 북적였다. 서울 16개 대학이 참여하는 ‘2017학년도 대학 초청 수시 입학설명회’에 참석하려는 800~900명 수험생과 학부모 발걸음이 일제히 다목적관(대강당)으로 향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관내 대학인 연세대와 서강대 외에 △건국대 △국민대 △동국대 △명지대 △상명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ERICA) 등 16개교가 모였다. 대부분 올해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주요 트랙의 하나로 활용하는 곳들이다.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이 올해 대입에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7만2101명이다. 전체(35만5745명)의 20.3% 비율로, 서울 주요 대학으로 범위를 좁히면 비중은 더 커진다. 서울대의 경우 76.8%를, 고려대의 경우 30.5%를 올해 학종 선발 인원으로 배치했다.

    서대문구가 주최한 이날 입학설명회를 찾은 수험생·학부모 대부분도 ‘학종’을 염두에 둔 이들이었다. 학종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학종’ 대비를 앞둔 고1 딸과 함께 상명대 입학설명을 들었다는 명모(47세)씨는 “정시는 운에 좌우되는 입시제도다. 열심히 준비해도 그날 컨디션 등 외부 요소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수 있는 시험”이라며 “학종은 아이들이 충실하게 학교 생활을 한 만큼 학생부에 드러나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한다. 교사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게 변수지만 현재로선 최선의 제도”라고 말했다.

    김수상 명지고 교감은 “학종 영향력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정보 격차와 교사의 열정 등이 성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명지고는 교내 동아리 수가 168개에 달하고, 교사 대상 ‘학생부 기록’ 연수를 진행하는 등 자구력이 상당한 학교다. 학종이 유리한 고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종이 답이다. 공부 이외의 것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성도 서류와 면접 등에서 필수로 평가되는 만큼 ‘인성시대’를 앞두고 학종이 최적의 전형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경기도에서 고교 교사로 재직 중인 수험생 엄마 성모(51세)씨는 재수생 아들 대신 이곳을 찾았다. “고3 담임은 아니지만 학교에 가면 아이들 표정이 달라진 게 느껴집니다. 동아리 등이 활성화 되면서 학교 분위기가 활기차 진 것 같아요. 학종 반대 의견도 많지만, 동료 교사들도 학종 확대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는 분위기예요. (학생부를) 잘 적는 게 우리 교사들 몫이죠.”

    이러한 반응은 대학도 다르지 않았다. 서강대 입학팀 관계자는 “대학들은 학종을 반긴다. 다만 패자부활전 기능 약화로 인한 ‘재수생 불리’ 현상이 제게되면서 내년이 학종이 갖는 최대 비율(23.6%)이 되지 않겠느냐”며 “점차 감소하겠지만 대학 측이 보는 학종의 긍정적 측면은 여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수험생·학부모가 학종에 긍정적 의견을 드러낸 것과 관련, 한 교육 관계자는 “서대문구 내 행사라 더욱 그런 측면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서대문 권내 고교의 경우 학종을 지지하는 편이다. 예컨대 ‘한·중·인’이라고 해서 한성고와 중앙여고, 인창고가 연합으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는 등 학교와 교사 주도 프로그램들이 많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정기 소록도 봉사를 총괄하고, 10년 넘게 걸스카우트 행사를 지원하는 등 비교과에 강한 명지고도 그 사례의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날 행사는 16개 대학들인 대강당에서 개회식을 진행한 이후 각 교실에서 단독 입학설명회를 갖는 일정으로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수험생·학부모는 미리 신청한 대학 2~3곳의 설명을 자유롭게 들은 뒤 1:1 상담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