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 학습력 높이는 건강 플러스] ① 비염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7.08 13:45


  • 조선에듀가 매주 금요일 아이들의 꿈을 가로 막는 소아청소년 질환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학습을 방해하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꿈을 향해 건강하게 생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진단합니다. 첫번째는 비염입니다.



    집중력 흐리고 두통 가져오는 비염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하군(18)은 요새 쏟아지는 잠 때문에 고민이다. 충분히 잠을 자고 학원이나 학교에 가도 금세 눈꺼풀이 내려앉아 앞자리에 앉는 것을 꺼릴 정도다. 이러한 증상은 학년이 바뀐 지난 3월 말부터 눈에 띄게 잦아졌다.

    수험생 엄마 정경애(가명·48)씨는 코막힘과 두통으로 매일 짜증을 내는 고3 딸 때문에 걱정이 많다. 딸 박양(19)은 “감기나 기타 잔병치레 없이 컨디션 관리도 잘하고 수험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다. 그런데도 이유없이 코가 막히고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잦은 두통 때문에 집중이 안 돼 화가 날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얼핏 두 학생의 증상이 서로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병원을 찾은 이들이 받은 진단은 ‘비염’이다. 하군은 교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먼지나 진드기 같은 항원이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져와 뇌 속 산소 투과율을 낮추면서 졸음이 쏟아지게 된 경우다. 하군은 당분간 학원에 가지 말라는 처방을 함께 받았다.

    박양의 증상은 꾸준히 사용해 온 ‘비점막 수축제’가 원인이었다. 코가 막힐때마다 약국에서 사다 쓴 스프레이 제품이 ‘약물성 비염’을 가져왔다는 거다. 박양에게는 2~3주간 스프레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고 심할 경우 경구용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처방이 내려졌다. 원인도 증상도 다양한 비염, 김태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정진혁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물었다.


    Q 소아청소년의 비염 발병이 실질적으로 많은 편인가.
    지난 2010년 한 학회의 유병률 역학조사를 보면 초등생의 44.5%가 비염을 앓고 있다는 결과가 있다. 중학생의 경우 40%를 넘는다. 스트레스와 과로, 먼지가 많은 환경 등은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단체생활을 하는 수험생이라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수험생 환자가 더욱 늘었다.

    Q 비염의 원인과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
    비염의 원인은 알레르기, 감염, 환경, 호르몬, 약물, 음식물, 정서적 문제 등 매우 여러 가지다.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보통 비염을 알레르기성과 감염성, 비감염성/비알레르기성으로 분류하는데, 알레르기성의 경우 꽃가루, 먼지, 진드기류, 동물의 털, 곰팡이 등이 감염성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이중 한국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80%가 피부반응검사 양성을 보인다. 비감염성/비알레르기성은 약물이나 몸 속 호르몬, 음식, 직업상 환경 등이 요인이 될 수 있다. 원인 파악이 되지 않는 비염의 경우 ‘특발성 비염’이라 부른다. 증상은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 등 모두 비슷해 가정에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Q 박양이 두통을 호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두통은 비염의 일반적 증상은 아니다. 박양의 경우 비점막이 충혈되면서 두터워지고 점막끼리 맞닿으면서 신경을 자극해 두통을 유발하게 된 거다. 비염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 등이 있다. 콧물은 물처럼 맑은 콧물로 감기나 축농증에서 보이는 누런 콧물과는 다르다. 수면 시 코막힘 때문에 수면부족이나 집중력 감퇴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80%가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을 보이는데 이 때문에 눈의 가려움증, 안구건조, 충혈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Q 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이 된다던데.
    비염을 방치하면 부비동염(축농증)은 물론, 얼굴 모양의 변형 등 다양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알레르기성의 경우 천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만성 비후성 비염으로 변할 수도 있다. 만성 비염의 경우라면 고혈압, 당뇨 등 질환처럼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

    Q 초중기 단계별 증상이 다른가.
    알레르기 비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간헐성과 지속성 비염으로 나눌 수 있고, 증상의 중한 정도에 따라 ‘경증’과 ‘중등도-중증’으로 나뉜다. 간헐성 비염은 증상이 있는 기간이 일주일에 4일 미만이거나 연중 4주 미만인 경우이며, 지속성 비염은 일주일에 4일 이상 증상이 있고, 연중 4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다. 비염증상으로 △수면장애 △일상생활, 레저 혹은 운동 시 지장 △학교 생활의 불편 △이물감 등 네 가지 중에 하나 이상의 증상이 보인다면 중등도-중증으로 분류된다. 증상은 있지만 위에 열거한 정도가 아니면 경증으로 본다. 간헐성 경증 비염이라면 간단한 약 복용 및 식염수세척 등으로 자가 관리가 가능하겠지만, 지속성이거나 중등도-중증 비염은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Q 비염 치료 시 유의할 사항이 있나.
    박양처럼 임의로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 어떤 성분의 스프레이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광고에도 나오고 의사 처방이 없이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 비점막 수축제의 경우, 뿌리는 즉시 코가 뻥 뚫려 한번 쓰기 시작하면 ‘이거 없이는 못 살겠다’고 할 정도로 효과가 강력하다. 하지만 이 약은 절대 1주일 이상 연속해서 사용하면 안된다. 적어도 2~3개월은 쉬었다가 다시 써야하는 약이지, 비염처럼 만성 질환에 오래 쓰면 절대 안된다. 약물 중독성 비염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중독성 비염이 생기면 코 안의 정상 점막 기능이 소실되고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게 되니 꼭 주의하길 바란다.

    Q 생활 속 유의 사항은 무엇인가.
    비염은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균형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라면 알레르기 항원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원인 항원이 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 외에 생리식염수로 비강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