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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처럼 성적을 개량화하기도, 논술처럼 학교별 대비도 쉽지 않은 학생부종합전형. 기준이 뚜렷하지 않은 탓에 섣불리 지원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점차 규모와 비중이 늘고 있어 수험생들로선 주목해야 할 대입 전형의 하나다.
올해 4년제 대학 197곳이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신입생 정원은 7만2101명으로 전체(35만5745명)의 20.3%를 차지한다. 2015학년도 5만9284명(15.7%), 2016학년도 6만7631명(18.5%) 등 꾸준히 선발 인원이 늘고 있는 대입 중심축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생부종합이라도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요강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지원 가능 기준이 반드시 존재한다”고 말한다. △학업 역량 △전공 연관성 △발전 가능성 △인성과 공동체 의식 등이 그것이다. 창의적 체험활동, 세부능력 특기사항,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비교과 영역에서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비교과나 독서활동에서는 지원 학과와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교과 성적의 경우에도 지원 학과와 연관성이 있는 과목의 성취도를 중요하게 보기도 한다.
◇과목 성취도·독서 등에서 지원 학과와의 연관성 드러내는 게 좋아…
“교과, 비교과 부족해도 수능 최저기준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 높아져”
학생부종합전형 전신은 입학사정관전형이다. 다른 점은 지원자가 고등학교 재학 중 실시했던 활동을 입학사정관이 심사해 합격자를 선발한 것이 입학사정관전형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학생부에 기재된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지원자의 종합적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다.
이 전형의 특징은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보다 여러 분야에 걸쳐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명칭 그대로 ‘종합적인 능력’을 중시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부소장은 “종합적 능력이라는 것은 △학업 우수성 △발전 가능성 △지원 분야의 이해 △확장성 △능동성 △나눔 등의 의미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기준을 통한 평가가 ‘활동의 유무나 횟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활동의 의미와 가치, 목적과 영향’ 등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그러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나 동기, 그로 인한 자신의 변화 등을 중심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진 부소장은 “학업 우수성이 교과 성적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상 실적이나 동아리 활동, 다양한 조별과제나 소논문 작성,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등을 통해 심층적이고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원 분야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교과목이나 활동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미리 지원 분야를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교과에서는 학생부에 있는 수상실적, 창의적 체험활동, 세부능력 특기사항, 독서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장재웅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진학정보실장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지원 가능 기준이라고 삼는 지표들 중 전공 연관성과 같은 경우 학생부 비교과 영역의 다양한 특면을 통해 측정 가능하다”며 “창의적 체험활동, 세부능력 특기사항, 행동특성과 종합의견 등이 그것”이라고 했다. 장재웅 실장이 분석한 상위권 대학들의 학종 지원 가능 지표는 ▲학업 역량 ▲전공 연관성 ▲발전 가능성 ▲인성과 공동체 의식 등이다. 그는 “학업 역량은 교과 내신이지만 포괄적으로 지원 학과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 속에서도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독서 활동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종수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진학정보실장은 “종합적으로 정성평가 한다는 것은 학생부의 여러 활동을 통해 어떠한 변화, 발전 등이 있었는지, 어떠한 부분이 우수하고 특화됐는지가 중요하게 평가됨을 의미한다”며 “비교과 중에서도 독서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섭렵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깊게 읽는 것이 좋다. 박중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진로진학센터장은 “독서 현황에 충분한 양의 도서가 기재돼야 한다. 고3 때에는 특히 전공연계 독서가 요구된다”며 “최근에는 융복합적 인재에 대한 선발을 선호하므로 통섭적이며 융복합적인 도서가 기재되면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학생부종합이라도 수능 최저학력조건이 충분하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박종수 실장은 “학생부종합에서도 서류 100% 일괄전형이고 수능 제한등급이 있는 대학이라면 교과나 비교과가 약간 부족해도 수능으로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전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이라면 어느 정도의 내신은 확보해야 한다. 박중서 센터장은 “학종에서 내신이 무관한 것은 아니다. 보통 상위권 대학의 경우 2등급 초중반 이상은 돼야 합격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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