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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육 화제] 3色 스타트업 학교
-전통적인 교육 방식 거부
-IT 기술 기반으로 '혁신'… '미래' 인정받아 수백억원 투자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산타클라라 마운틴뷰에 ‘조금 특별한 학교’가 있다. 학교명(名)은 ‘칸랩스쿨(Khan Lab School)’. 세계 최대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칸아카데미(Khan Academy) 설립자 살만 칸이 2014년 만든 학교다.
칸랩스쿨은 이른바 ‘2무(無) 학교’다. 진도만 나가는 기존의 일방적 강의는 이곳에 없다. 수업은 학생 간 협업, 그리고 프로젝트 중심이다. 커리큘럼도 딱히 없다. 교사들은 매번 새로운 학습 이론을 적용한 교육 과정을 진행한다.
‘개인 맞춤형 학습’을 추구하는 것도 이 학교의 특징이다. 살만 칸은 “사람은 각자 배우는 속도가 다르다. 개념을 단번에 이해하는 학생이 있고,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다.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학습을 진행하면, 학생들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배움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더 생긴다”고 했다.
전통적인 학교 교육을 거부한 새로운 학교 모델이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혁신과 IT 기술을 무기로 내세운 이른바 ‘스타트업 학교’ 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곳에서 ‘미래’를 보고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
미국 브루클린·팰러앨토 등에 있는 ‘알트스쿨(Alt School)’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학교는 2013년 구글 임원 출신이자 데이터 전문가인 맥스 벤틸라가 세웠다.
유치원생부터 중등생이 다니는 알트스쿨은 ‘데이터 수집 기술 기반 학교’다. 설립자의 전공이 학교 운영 방식에 그대로 투영됐다. 알트스쿨 학생들은 아이패드와 크롬북 등으로 공부하는데, 교사들은 이를 토대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파악한다. 덕분에 개인 맞춤형 학습도 가능해진다. 아예 교사들이 적은 학생 수를 교육하는 ‘마이크로학교’ 형태로 운영돼, 이러한 학습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반 편성 방법도 특이하다. 나이나 학년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학생의 흥미와 특성에 따라 나눈다. 이유는 하나다. 학습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다. 맥스 벤틸라는 “교육적 효과가 입증된 칸아카데미처럼 개인에게 맞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현재 세계 유명 인사들은 알트스쿨의 교육 방침에 고개를 끄덕이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알트스쿨은 지난해 무려 1억3300만 달러(약 1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투자자인 존 도어 등이 자본을 댔다.
미네르바스쿨도 스타트업 학교의 대표격이다. 2011년 문을 연 이 학교는 이른바 ‘강의실 없는 대학’으로 통한다. 교수와 20명 이하의 학생들이 오프라인 공간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 모여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수업 방식도 특별하다. 세미나 형태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특정 강의 전 해당 강의 주제에 맞는 공부를 한 다음, 온라인 공간에 모여 토론을 하는 것이다. 교수는 이들을 돕는 협력자 역할을 한다. 최근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 도입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형태다.
벤 넬슨 미네르바스쿨 CEO는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떻게 배우게 할 것인가’에 대해 더 주목한다”고 했다.
미네르바스쿨(Minerva School)엔 강의실은 없지만, 기숙사는 있다. 4년 정규 교육 과정 중 첫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기숙사에 머물고, 이후 매 학기 독일·아르헨티나·잉글랜드·이스라엘·인도 등으로 옮기는 식이다. 현재 7개국 7개 도시에 기숙사가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기숙사 내에서 수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각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사회도 체험한다.
‘오로지 학생을 위한’ 특별한 커리큘럼 덕분에 미네르바스쿨도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2년 벤치마크캐피털이 2500만 달러(약 290억원)를 지원했고, 2014년엔 TAL에듀케이션그룹 등 중국 기업 3곳이 7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칸랩스쿨 설립자 살만 칸은 “앞으로 학교는 학년도, 수업 시간도, 커리큘럼도 정해지지 않은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각자의 속도에 맞게 개인화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조선에듀] 개인 맞춤형·강의실 없는 학교… 혁신 앞세운 ‘스타트업 학교’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