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1등급컷 93 예상” 통합되는 2017 수능 국어, 난도·출제경향은?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6.01.27 12:00

  • 2014학년도에 도입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국어 영역의 수준별(A/B형) 시험이 올해부터 폐지된다. 교육계에서는 통합되는 올해 수능 국어에 대해 “예년 B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출제 경향도 달라지는 건 없다. A형 문항 특징에 B형 수준이 추가되는 정도다. 이과생의 경우 몇 가지 세부 영역에서 출제 경향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미리 대비하면 문제될 건 없다. 특히 문법 중세 국어 문항이 변수가 될 수 있는데, 이는 ‘고등국어2’에 실린 ‘국어가 걸어온 길’ 등을 통해 정리하면 된다. 문학에서도 고전문학 작품 원문이 그대로 활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원문을 통한 현대어 풀이 등이 출제될 수 있으니 기초적 고어 표기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통합국어 난도는 지난해 수준 전망… “B형에 가까울 것”
    3년 만에 통합되는 올해 수능 국어에서 큰 폭의 난도 상승은 없을 전망이다. 변별력 확보하고자 고난도 문항을 출제할 경우, 그만큼 오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오류 최소화’라는 수능 출제 방침에 비춰 보면 통합 국어의 난도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난도·출제 경향으로 ‘지난해 B형 수준’을 점치고 있다. 류연득 공주 한일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 국어는 변별력 확보 노력이 보이는 수준이었다. 통합 시험으로 실시되는 올해 수능 국어의 경우 지난해 B형과 가까운 난도가 되지 않겠느냐”며 “1등급컷 92~93점(원점수 기준)에 맞춰 출제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병길 종로학원 서울역본원 국어과 강사는 “과거 통합형으로 출제되던 때의 문제 경향을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과거 A형보다는 다소 어려운, B형 수준에 맞추는 방향으로 출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강사 역시 올 수능 국어 1등급 컷을 93점으로 예측했다.


    ◇이과생, 중세국어·고전문학 고어 표기 등 통합형 대비… “고전은 원문 고어 해석 가능해야”
    올해에는 두드러지는 변경 사항도 없을 것이란 게 지배적 의견이다. 말 그대로 ‘통합 형태’로, A형에서 주로 출제되던 단편적 ‘문법’ 유형이 복합적 지식을 묻는 B형 수준으로 출제될 수 있는 정도다. 강병길 종로학원 강사는 “음운 변동 적용의 경우 A형에서는 구개음화와 같은 개념을 단편 적용하는 문항이 주로 출제됐지만 B형에서는 표기와 발음까지 묶어서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통합국어에서는 단순 지식을 묻는 문제보다 어근 등 여러 수준 지식까지 혼합하는 문항이 1~2개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과생에게는 특히 중세 국어 문항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수능에서는 교과과정에 편성된 중세 국어 관련 문항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신에 대비하듯 고등국어 1과 2에 나온 현대 문법 중 음운론과 형태론 및 통사론 등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강병길 강사는 “고등국어2 교과서에는 일명 ‘국어가 걸어온 길’이라는 중세국어 문법이 실려 있다. 내신을 관리하던 때를 떠올리면서 숙지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예측되는 문법 유형의 변화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기초 용어를 정확히 정립해야 한다. 최근 문법 문제는 기초적 문법 용어를 설명하지 않고 노출하고 있어 개념과 용법을 익히는 것이 더욱 필수적이다. 류연득 교사는 “문법은 용어가 핵심이다. 예컨대 학생들은 ‘용언의 활용’에 대한 문항을 접했을 때 ‘용언’과 ‘활용’ 단어 자체를 몰라 헤매기도 한다”며 “문법 용어를 정확히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문학 작품의 고어 표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고전의 경우 기초적 고어가 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원문을 읽을 수 있도록 학습해야 한다. 원문 습득에는 고전시가 중 가사 작품인 ‘상춘곡’ ‘면앙정가’ ‘관동별곡’ ‘사미인곡’ 등을 소리 내 읽는 것이 좋다. 류 교사는 “고어가 많이 나오는 가사, 정철의 시가 등을 소리 내 읽다보면 자연스레 원문 내용이 체득된다”며 “소리 내 연습한 수험생들의 경우 그 이해와 습득의 정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강병길 강사는 “고전의 경우 완전하지는 않아도 원문에 가까운 현대어 풀이로 지문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문·이과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원문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학습하라”고 했다.

    독서 지문 영역도 주목해야 할 변수 중 하나다. 독서의 경우 학습 부담을 높이지 않기 위해 4지문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문·이과 간 형평성을 고려해 과학과 기술 지문이 동시에 출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계열에 따른 취약 영역이 동시에 출제되면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상희 상상국어평가연구소 대표는 “문과 수험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과학이나 기술 지문에 대한 독해력을, 이과 수험생이라면 인문이나 예술 지문에 대한 독해력을 신장하는 데 주력해야 문·이과가 함께 치르는 수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문학(독서)은 읽기 능력만 제대로 갖추면 어떤 내용의 지문이 나와도 대응 가능한 영역이다. 아직 비문학 공부 방식을 갖추지 못한 수험생이라면, 주어·서술어 찾기 등 기초적 읽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문제 풀이에 집중하기보다 분석적 ‘뜯어 읽기’를 습관화해야 한다.

    류연득 한일고 교사는 “인문·사회 지문 중 그래프가 포함된 경제 개념을 묻는 문항은 문·이과 학생 모두 어려워 한다”며 “문제를 풀 때 해결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문을 가볍게 다시 읽으면서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지문의 경우 특정 개념을 설명하는 글이 많은데, 많은 문제를 접하면서 개념을 푸는 과정을 숙지하면 쉽다. 예술 지문에는 개념과 어휘 등을 설명하는 글 패턴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전했다.


    ◇예비 고3, 과거 5년 이전의 기출문제까지 풀어 봐야
    수능 국어가 통합되더라도 가장 좋은 학습 자료는 ‘기출문제’다. 특히 최근 기출문제를 포함해 (통합 출제됐던) 과거 5년 이전의 기출문제까지 풀어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리 순서는 작년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부터 연도별 역순이 효율적이다. 강상희 대표는 “문과의 경우 지난 3년간 A형 기출문제, 이과의 경우 B형 기출문제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계열별 학습 부담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래는 출제 경향 예측에 따른 세부 영역별 핵심 공부법이다.

    △화법과 작문: 작년 수능부터 통합적 방향으로 출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칭과 달리 기본 독해력이 핵심이라 독해력이 신장되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영역이다. 기출 유형을 중심으로 학습하고, 난도를 갖춘 다른 문제를 통해 유형을 익히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문법: 문법 전반에 대해 깊이 공부하는 것보다 기출문제를 역순으로 공부해 나가면서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그때그때 익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교과서 설명은 매우 축약적이니 문법 참고서를 선택해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공부하는 것도 좋다.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문법도 기본적으로는 독해력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다.

    △독서: 기출 지문은 가장 질 좋은 공부 재료다. 단순히 문제를 푼다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글을 꼼꼼하게 읽는다는 자세로 기출 지문에 임하면 독해에 소요되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좋은 지문을 반복해서 공부하면 자신의 좋지 못한 독해 습관도 파악하게 돼 교정도 가능해진다. 독서의 네 가지 영역을 공부하다 보면 취약 영역도 가늠할 수 있다.

    △현대시: 현대시는 하나의 지문이 아닌 여러 지문을 묶어 출제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장르와 묶여 출제될 가능성도 높다. 수능 국어는 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사고력, 즉 생각하는 힘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현대시 작품에 대한 지식보다는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문제에서 중시하는 평가 요소를 파악해 나가는 게 좋다. 현대시는 독서 지문처럼 논리적으로 읽는 훈련이 필요하다. 문학 작품은 주관적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분야지만, 그것이 평가의 재료가 될 때는 모두가 동의하는 논리적·객관적인 해석을 토대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 아래 현대시 선지들에 반복되는 용어나 개념들을 잘 익혀둬야 한다.

    △현대소설: 수능에서는 소설 속 이야기를 이루는 작은 요소까지 묻게 되므로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 무엇을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기출문제를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파악이 가능해진다. 현대시와 마찬가지로 선지에 자주 사용되는 용어와 개념을 익히고, 객관적 거리를 두면서 작품을 읽는 연습을 하자.

    △고전시가: 고전시가는 주요 작품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 문학의 다른 장르와 달리 해석이 어느 정도 정형화돼 있는 고전시가는 해석을 익혀 두는 것이 필수다. 기출문제 등을 통해 해석의 다양한 변용도 파악해야 한다. 또 EBS 교재에 수록돼 있는 작품을 염두에 두고 고전시가를 망라한 참고서를 활용해 폭넓게 학습하면 어떠한 문항도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 우선 기출문제 선지에 활용된 용어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 두자.

    △고전소설: 학생들이 고전소설 문제 풀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낯선 어휘 때문이다.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과 최근에 새롭게 주목받는 작품들을 접하며 고전소설 특유의 어휘와 표현들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품을 고를 때는 기출과 EBS 교재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