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사업 확장·성인 교육 시장 진출 발판… ‘입시 황금 시장’으로 떠오른 PEET 시장
김재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12.21 17:19
  • 메가엠디 제공
    ▲ 메가엠디 제공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키워드 참조> 사교육 시장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전문직·전문대학원 입시 업계의 핵심 마켓으로 떠오르면서다. 업계 1위인 메가엠디가 최근 PEET 입시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덩치’를 키우는 점도 한몫했다. ‘단기’ 브랜드로 알려진 교육기업 에스티앤컴퍼니도 PEET 시장에 뛰어들어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타 강사’ 이적과 그에 따른 소송전(戰)도 벌어지고 있다.

    ◇PEET 응시자 역대 최대

    지난 8월 2016학년도 PEET 응시 최종 접수자는 1만5599명이었다. 2010년 첫 시행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응시 인원은 매년 늘고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2016학년도 전국 35개 약학대학 정원(1693명) 대비 경쟁률은 9.21대 1에 달했다.

    PEET 응시 규모가 늘어나는 이유는, 대다수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이 각각 의과대학과 치의과대학으로 전환하고 모집인원도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오는 2017학년도까지 강원대·건국대·동국대·제주대·차의과학대 등 5개교를 제외하고 모두 학부 체제로 바뀔 예정이다. 해당 연도 선발인원은 183명뿐이다. 2016학년도 대비 무려 1024명이 줄어든다. 치의학전문대학원도 부산대·서울대·전남대 등 3개교만 남는다. 2017학년도 선발인원은 전년도보다 340명 축소된 160명에 불과하다.

    메가엠디 관계자는 “의·치학전문대학원 모집 규모가 줄어드는 데 따른 반사 효과로, 비슷한 계열이면서 선발 규모에도 큰 변동 없는 약대가 큰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현재 취업 상황도 ‘자격증’ 있는 전문직인 약사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메가엠디, PEET 입시 시장 성공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

    PEET 입시 시장이 활황을 누리면서,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 확장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기업이 메가엠디다. 메가엠디는 메가스터디의 자회사로, 지난해 기준 PEET·의학교육입문시험(MEET)·치의학교육입문시험(DEET) 입시 시장 1위(점유율 58.5%) 업체다. 2012년 이후 매출액이 연평균 15.1%씩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도 뚜렷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648억원(영업이익 71억원).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574억원(영업이익 141억원)에 달한다. 메가엠디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매출액의 대부분은 PEET 부문이 차지한다”고 했다.

    메가엠디는 시장 성공을 바탕으로, 17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上場)을 기점으로 앞으로 외연을 더 넓힐 계획이다. 전문직·전문대학원 전문업체에서 성인 대상 교육전문업체로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수아 메가엠디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원격 평생교육원, 공무원 시험, 회계사(CPA), 세무사(CTA), 금융자격증 시험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신사업이 자리를 잡는 오는 2017년엔 메가엠디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운 에스티앤컴퍼니도 진출

    최근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에스티앤컴퍼니도 지난달 PEET 입시 브랜드 ‘PEET단기’를 론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박선우(생물), 신우성(물리) 등 과목별 ‘일타강사’로 강사진을 꾸리고, 최대 500만원에 형성됐던 연간 온라인 수강권 시장 가격도 189만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에스티앤컴퍼니 관계자는 “그동안 약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고액의 수강료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밝혔다.

    에스티앤컴퍼니는 PEET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에스티앤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PEET 합격자 660명과의 면접을 통해, 고득점 올리는 효과적인 학습 프로그램을 분석·도출했다”며 “앞으로 이를 적용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과목별로 양질의 문제를 만들어 수험생들의 ‘문제 적응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사 이적 놓고 법적 분쟁… 과열되는 PEET 입시 시장의 그림자

    PEET 입시 시장이 점점 과열되면서, ‘그림자’도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게 PMD아카데미와 최근 PEET단기로 이적한 박선우 강사 간 법정 싸움이다. PMD아카데미는 의·치·약학 입시 전문 브랜드인 프라임PEET를 운영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에도 타 업체로 옮긴 강사 네 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PMD아카데미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PEET단기로 이직한 박선우 강사에 대해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알렸다. PMD아카데미 측은 “그동안 PMD아카데미 최상의 콘텐츠를 받는 특혜를 누리며 수십만 명의 수강생을 가르친 박선우 강사가 동료 강사를 선동해 이적을 제안하고, 퇴직 후 1년 동안 동종 또는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에 취업하거나 회사이익에 경쟁하는 사업행위 또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명시된 강사 계약서를 위반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박선우 강사 측은 “PMD아카데미의 주장은 일방적”이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계약 해지를 진행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게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PEET 입시 시장도 대입 시장처럼 스타 강사 유무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PEET 입시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면 스타 강사 이적에 따른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소송이 난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PEET

    약학대학(약대) 진학을 위해 필수로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약사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이라고 보면 된다. 시험 자격은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 2학년 이상을 수료(예정)하면 주어진다. 약대 입시엔 PEET 점수와 학점, 공인영어자격시험 성적 등이 필요하다. 약대에 합격하면 4년간 전공 과정을 이수하고 약사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