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듀] 주말 면접 어땠나… 외대·이대 등 사회 이슈 묻는 인성면접
박지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15.10.27 15:59

  • 지난 24, 25일 치러진 2016학년도 수시모집
    고려대․한국외대․중앙대․건국대․이화여대․한양대 면접 분석



    지난 주말 치러진 고려대 특별전형,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 등 2016학년도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면접고사에서는 인생관과 세계관 등을 물어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국정화 교과서와 메르스 바이러스 등 사회적 쟁점에 대한 질문도 대거 등장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이러한 출제 경향은 사회 이슈에 대한 지식을 묻는 차원이 아니라 관점 대립이 있을 수 있는 쟁점을 통해 면접자의 개인적 성향을 가늠하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들은 지원자 성향을 좀 더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회적 쟁점을 이용한 다양한 질문들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학들은 전공 적합성을 묻는 질문에서도 ‘공학이 무엇인가’와 같은 기본 개념만을 물었다. 이는 1단계 서류의 ‘검증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 학업적 능력은 내신 성적으로 검증 가능하니, 면접에서는 인성평가와 사회적 쟁점에 대한 견해 등을 통해 지원자가 대학 공동체 생활에 적합한지 등을 가늠한다는 것이다. 이치우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전공 관련 면접에서 점점 심화 내용이 아닌 기초 원리나 개념을 묻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1단계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이미 서류로 학업 능력 등이 검증 됐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 최소화된 기준만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4일과 25일 치러진 고려대 특별전형(과학인재/국제인재)과 중앙대 다빈치형인재전형,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자연/인문‧예체능), 이화여대 미래인재전형(인문/자연), 한양대 글로벌인재전형, 한국외대 외국어특기자전형의 면접 출제 경향을 김명찬 소장과 함께 분석했다.

    우선 주말에 진행된 대학들의 면접은 인생관과 세계관을 묻는 등 인성면접 성격이 뚜렷했다. 한양대 글로벌인재의 경우 ‘성공에 대한 정의는 무엇인가?’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가?’를, 이화여대 미래인재의 경우 ‘자신의 롤모델은 누구이며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보시오’를 질문했다. 중앙대 다빈치인재의 경우에도 ‘학교 폭력 상황을 목격했을 때 어떠한 방법으로 대처하겠는가?’를 통해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하려 했다.

    인성면접에서 ‘자기 소개’를 요구한 대학도 있었다. 한양대 글로벌인재전형이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세 가지는 무엇인가?’를 물었고, 건국대 KU자기추천도 ‘30초의 제한 시간 동안 자기를 소개해 보라’거나 ‘친구와 선생님에게 자신이 어떤 학생이었는지 말해보라’고 주문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 제출서류 확인에서는 사실적 내용보다 ‘이유와 근거’를 묻는 질문이 대서 등장했다. 한양대 한양대 글로벌인재의 경우 ‘꿈이 바뀐 이유’를 물었고, 중앙대 다빈치형인재는 ‘수학 성적이 저조한 이유’를 듣고자 했다. 건국대 KU자기추천도 ‘진로 희망과 다른 학과를 지원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라’고 하며 서류 확인 면접과 함께 전공 적합성을 물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대학들이 면접에서 사회적 쟁점 등을 들며 지원자의 관점이나 성향을 파악하려 했다. 김명찬 평가연구소장은 “올해 한국외대 외국어특기자전형의 경우 ‘국정화 교과서’를, 건국대 KU자기추천은 ‘메르스 바이러스’를 물으며 지원자의 시사 이슈에 대한 관심과 상황 대응 자세 등을 가늠하려 했다”며 “이화여대 미래인재도 ‘관심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설명하라고 한 만큼 앞으로 치러질 대학들의 면접에서도 개인의 성향을 좀 더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회적 쟁점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찬 소장은 “전공 관련 질문에서는 기본 개념을 묻는 질문이 많았으니 면접을 앞둔 대입 수험생들은 기본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면접을 치른 대학들은 전공 관련 심화 내용이 아닌 기초적 개념 등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

    중앙대 다빈치인재가 ‘공학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해보라’ ‘나노 기술이란 무엇인지 말해보라’고 주문했고, 건국대 KU자기추천은 ‘수학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적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빅데이타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국제학부․영어영문학부 등 국제 인재를 선발하는 한양대 글로벌인재도 전형명에 걸맞게 ‘국제화’의 개념을 물었다.

    고려대 특별전형(과학인재/국제인재)의 경우 제시문 면접이었다. 24일 치러진 과학인재 면접에서는 수학 문제(확률, 증명)가 출제됐고, 국제인재에서는 세계화와 관련된 한국어와 영어 제시문(국제학부)이 주어졌다. 김명찬 소장은 “제시문 면접의 경우 제시문과 관련한 세 개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그 유형을 보면 논술과 유사했다”고 분석했다.

    면접 유형별로 보면 고려대 특별전형(과학인재/국제인재)에서는 제시문을 활용한 반면, 한양대 글로벌인재, 중앙대 다빈치인재, 건국대 KU자기추천전형에서는 제시문 없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 제출서류 중심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화여대 미래인재, 한국외대 외국어특기자에서는 제시문 면접과 서류면접(자기소개서와 학생부)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시문 면접의 경우 10분 내외의 면접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

    오는 31일에도 연세대 특기자전형, 숙명여대 숙명미래리더전형 등 주요 대학들이 2016학년도 수시모집 면접을 앞두고 있다. 지원자들은 인성면접과 사회적 쟁점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면접은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한 평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단계 전형의 주 평가 요소인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2단계 면접 대비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2단계 면접은 1단계 서류 평가를 통과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평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라”며 “면접관들은 면접을 통해 서류 기재 사항 등을 주로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때문에 자신의 서류를 재검토하고 정리하며 면접관 입장에서 던질 수 있는 예상 문제들을 뽑아 대비한다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