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면서 특히 혼란을 겪는 대상은 상위권 수험생들이다. 고난도 문항이 적은 탓에 변별력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올해 수시모집에는 수능에서 안정적인 점수가 보장되지 않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다수 몰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전형 중 하나는 바로 ‘다단계 학생부교과전형’이다. 말 그대로 전형 요소 가운데 학생부 교과 성적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일반적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면접이나 비교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의 전형 요소를 2단계에 적용해 교과 외에 변별력을 부여하는 전형이다.
이 때문에 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 동국대 학교생활우수인재, 명지대 학생부교과(면접), 숭실대 학생부우수자, 인하대 학생부위주(교과 전형)와 같이 2단계에 면접이 실시되거나 비교과,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이 적용되는 경우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교과 성적 관리에만 치중하고 그 외 요소에는 취약한 학생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오히려 교과 성적만으로만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라면 계량화된 성적이라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 기준 미달 시 수험생들이 지원을 포기해 경쟁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면접이나 비교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라는 변수를 믿고 교과 성적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학생부교과전형에 지원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는 경우라면 수능 성적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에 지원율이 결코 낮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치우 실장은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학생부교과 전형의 특성을 잘 파악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 목표 대학의 전형 방법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지원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유념하라”고 충고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될 경우 ‘최저’라는 기준 때문에 이를 중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상당수 학생이 이를 충족하지 못해 최종 합격에서 고배를 마신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과 함께 다단계 학생부교과전형에 대해 짚어봤다.
|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
금년 수시모집 비율은 지난해 보다 2.7%p 확대된 전체의 66.7%다. 이중 학생부중심 전형이 56.9%로 절반이 넘고 이 학생부중심 전형의 38.4%가 학생부교과 전형, 18.5%가 학생부종합 전형이다.
학생부교과 중심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거나 비교과 또는 면접을 반영하는 전형은 학생부 교과의 위력이 다소 약해진다는 점을 유념하고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학생부 교과 중심 전형’과 ‘학생부 비교과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은 학생부 종합 전형’을 찾아보자. -
일부 주요 대학의 경우, 학생부 교과 전형으로 합격하려면 내신 석차등급 평균 1~2등급 사이의 매우 높은 교과 성적이 요구된다. 하지만 수능 성적의 경우 인문계열에서 국·수·영·사 평균 2등급, 자연계열에서 국·수·영·과 평균 3등급을 넘어도 합격하는 사례가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대학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에는 건국대 KU교과우수자, 광운대 교과성적우수자, 숙명여대 학업우수자, 한국외대 일반전형, 홍익대 학생부교과, 상명대 학생부교과우수자 등이 있다. 이들 전형은 학생부(교과) 100% 전형이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어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이 불가능하다. 학교별/전형별/모집단위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최초 합격자 중 20∼30% 정도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불합격한다.
‣면접 또는 비교과 반영 대학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비교과 또는 면접을 반영하는 수시 전형은 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2단계 면접 30%), 동국대 학교생활우수인재(2단계 면접 30%), 명지대 학생부교과(면접)(2단계 면접 40%), 숭실대 학생부우수자(2단계 학생부종합평가 30%), 아주대 학교생활우수자(비교과종합정성평가 30%), 이화여대 고교추천(1단계 서류 20%, 2단계 면접 20%) 등이다. 다만, 비교과와 면접을 반영하더라도 학생부 교과 성적은 점수화해서 정량평가하기 때문에 지난해 입시 결과를 참고해 교과 성적의 차이가 크다면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 단계별 전형에서는 1단계 선발을 몇 배수로 뽑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면서 면접 또는 비교과를 함께 반영하는 학생부교과 전형은 상명대 학생부교과(면접)(2단계 면접 50%), 연세대 학생부(교과)(2단계 비교과종합평가 30%) 등이다. 이들 대학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면접 또는 비교과의 영향력을 보두 고려하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 성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중앙대 학생부(교과)전형은 비교과를 30% 반영하지만, 출결일수와 봉사시간으로 계량화하기 때문에 학생부 교과 성적이 당락을 결정짓는 경우다.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 지원 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적으로 학생부 교과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라는 점이다. 학생부 교과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은 물론, 대부분 3년간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고 1부터 체계적으로 교과 성적이 관리돼 있어야 하는 전형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 |
학생부중심 전형의 선발형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순수하게 ‘학생부내 교과 성적’만을 가지고 뽑는 전형과 ‘학생부 + 서류/면접’의 형태로 서류평가나 면접의 점수를 활용해 선발하는 형식이 있다. 일괄합산 방식으로 선발하기도 하지만, 1단계에서 학생부 성적만으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평가/면접고사를 실시해 합격자를 가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별 전형 방법은 최근 상위권 주요 대학들이 학생부중심 전형의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연세대 학생부교과전형, 한양대 학생부교과전형 등이다.
세 번째는 학생부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지만 수능 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둬 수능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최저학력기준이라 표현해 수능의 영향력을 미비하게 판단하는 이들이 있는데 상당수 학생이 이를 충족하지 못해 선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에는 각 대학들이 교과형 전형인지 종합형 전형인지 분명히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생부중심 전형’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전형의 내부 특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
학생부중심 전형의 첫 번째 유형은 학생부 100%로 선발해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노리는 전형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학생부 교과형 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은 교과형 전형에 지원 전략을 맞춰 준비하기 때문에 대학별 합격자의 내신 성적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서울대 지역균형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중복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기 때문에 학생부 100% 전형은 내신 성적의 합격선이 매우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수능 최저학력이 전년도와 동일하고, 선발 인원이 비슷하다면 합격선은 전년도와 비슷한 흐름일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는 합격선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년의 결과를 근거로 일정한 지원의 틀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선에듀] [입시 전문가의 전형 돋보기] ③다단계 학생부교과 전형